낮은 수수료율·적은 가맹점 수…수익성 개선에 '걸림돌'
"카카오 연결 실적 개선 어려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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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가 중국 알리페이와 제휴했다. 국내외 간편결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의도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은 이번 투자 유치 효과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낮은 수수료율 등으로 매출 기여도는 제한적인 반면 가맹점 확보 등 써야 할 비용은 오히려 늘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가 21일 중국 알리페이 모회사 앤트파이낸셜그룹(Ant Financial Services Group)으로부터 23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달 간편결제 서비스를 비롯한 핀테크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기존에 핀테크 사업부문을 이끌었던 류영준 총괄 부사장이 신설 법인인 ㈜카카오페이(가칭·이하 카카오페이)의 대표직을 맡는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의 전략적 제휴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알리페이 이용자들이 국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한 거래액이 카카오페이로 연결돼 거래액 규모가 늘어나고 국내 카카오페이 이용자들도 전세계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손쉽게 결제할 수 있어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알리페이 이용자의 국내 거래액이 카카오페이로 연결되고, 카카오페이 이용자가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등 이용자의 사용 범위는 넓어지지만, 이것이 곧 수익 증대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란 평가다. 낮은 수수료율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카드사와 전자결제대행사(PG·Payment Gateway)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제하면 카카오페이가 가져가는 수수료율은 0.2%~0.3% 수준"이라며 "거래액이 증가하더라도 이를 알리페이와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에 현재 수준인 1% 미만의 카카오페이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맹점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비용 등 초기 투자비용은 증가할 전망이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알리페이를 이용하는 유커들이 국내 여행 중에 온라인 결제를 할 가능성이 낮으므로 오프라인 중심으로 가맹점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펼 것"이라며 "온라인의 경우 이미 네이버페이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월 기준 카카오페이 국내 가맹점 수는 1700여개로 대부분 온라인 매장이다. 국내 페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페이는 온·오프라인 가맹점 17만개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유사한 시장 점유율(약 1조원)을 보이는 페이코(NHN엔터테인먼트)는 온·오프라인 가맹점 11만개와 제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코가 지난해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에 나서며 투자한 비용은 약 2000억원 수준"이라며 "카카오페이 역시 알리페이로부터 받은 투자금 대부분을 여기에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익구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자 비용만 증가해 카카오 전체 실적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복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부문은 올 상반기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과 포켓몬고 등 대작 게임 등장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며 주력 사업인 광고 부문 매출 역시 3분기 이후 반등할 것이란 회사의 설명이 있었다"며 "연결기준 카카오 전체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분은 크지 않을 전망인데 비용은 증가하는 모양새라 카카오의 실적 개선은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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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22일 16:4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