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인선 마친 신한금융...급선무는 'KB 떨치기'
입력 2017.03.07 09:21|수정 2017.03.07 09:21
    임영진 지주 부사장, 신한카드 CEO로
    '러닝메이트' 넘버 2 계열사 안착했지만
    주가에 이어 실적마저 쫓아온 KB 떼내야
    • 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마무리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턱 밑까지 쫓아온 'KB금융지주 따돌리기'라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임영진 신한금융 부사장을 신한카드 사장으로 내정했다. 임 부사장의 경쟁자로 꼽히던 김형진 신한금융 부사장에게는 신한금융투자를 맡겼다. 두 사람은 각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심의와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사장으로 확정된다.

      일단은 조 회장 내정자가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관측이다. 임 부사장은 '신한 사태'의 상흔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조 내정자의 약점인 재일교포 주주와의 관계를 보완할 수 있어 조 회장 내정자의 '러닝메이트'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카드는 은행이 이은 그룹 내 두 번째 입지의 계열사라는 점에서 임 부사장이 신한카드 대표가 되느냐 마느냐가 '조용병 체제'의 순항 여부를 가를 거란 전망이 많았다.

      김 부사장이 신한금융투자 대표로 내정된 점도 신한금융 전체로 보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상업투자은행(CIB) 체제를 필두로 은행과 증권의 협업이 늘어나고 있어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정자와 손발을 잘 맞출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포스트 한동우 체제'를 완성한 신한금융이지만, 대외 여건은 만만치 않다. 당장 비금융 강화로 위상이 몰라보게 상승한 KB금융이 턱 밑까지 쫒아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주가에 이어 실적마저 KB금융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호실적이 일회성 요인에서 일부 기인했고, KB금융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화할 전망이라는 것이 그 배경이다.

      한 증권사 금융 담당 연구원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연임 심사를 앞두고 있어 실적 등 '업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KB증권의 전례처럼 KB손보와 KB캐피탈의 잔여 지분 인수를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KB손보의 염가매수 차익은 최대 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KB금융은 지난해 KB증권을 완전 자회사화하며 6200억원가량의 염가매수 차익 효과를 봤다. KB손보의 실적이 연결로 100% 반영되면 KB금융의 실적 개선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예상하는 신한금융의 올해 지배주주 순익은 2조4224억원. KB손보 실적을 연결로 반영하지 않은 KB금융의 순익 예상치는 2조1437억원이다.

      올 1월 KB증권 인수·합병(M&A) 효과로 KB금융에 '은행주 1등' 자리를 내준 뒤, 신한금융 조직 내 패배감이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우리사주만 5% 수준이라 직원들이 주가에 민감한 상황"이라면서 "주가가 뒤져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는데, 실적마저 KB에 따라잡힌다면 조 회장의 내부 신임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