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본부 확대 개편..."해외 대체투자 적극 발굴 예정"
"자본규모 의식 안 해...어음 발행 반전 기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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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한국투자증권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사진)은 새로 재편된 4대 대형 증권사의 IB대표 중 가장 젊다. 69년생인 김 부사장은 지난해 IB본부 본부장에 오른지 1년이 지나지 않아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해 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그가 낸 성적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은 IB부문에서 전년대비 45% 이상 성장한 21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수익을 냈다. 그 중 김 부사장의 '전공영역'인 프로젝트금융에서 1200억원의 수익이 났다. 해외 프로젝트 및 해외기업 상장 등 해외 시장에서만 4분의 1인 500억여원의 수익을 끌어냈다.
김 부사장은 "21세기에는 IB가 '상사맨'이 되어 007가방을 들고 해외로 뛰어야 한다"며 "지난해 25% 수준인 해외 수익 비중을 올해 35%, 중장기적으로는 5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올해 핵심 키워드 역시 해외 대체투자(AI)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호주, 폴란드, 미국, 벨기에, 프랑스 등 모두 5곳의 오피스 빌딩에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초엔 BNP파리바리얼에스테이트와 전략적사업제휴(MOU)를 맺었다. 앞으로 유럽 내 오피스 빌딩 투자를 적극 진행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의 해외 대체투자 원칙은 ▲선진국 주요 지구의 ▲임차인이 확실한 ▲수익률이 7% 이상인 자산이다. 특히 임대료가 점차 오르는 구조의 부동산 자산을 선호한다. 임대료가 오른다는 건 매각 시점에 가격을 올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휴사 등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할만한 자산의 리스트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 중 '돈 될만한 자산'을 뽑아내는 게 한국투자증권만의 노하우다.
그는 이르면 오는 7월 허용될 예정인 초대형 IB 발행어음 허용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자기자본 4조1000억원의 한국투자증권은 최대 8조2000억원까지 어음을 발행해 투자를 위한 쌈짓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미 투자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부서별로 투자 유니버스(종목군)를 만들고 있다. 주요 목표는 은행권의 자금을 빌린 기업들의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Refinancing) 거래다. 구조화거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과거 은행이 독점하던 인수금융 시장을 증권사가 장악했듯이, 기업여신 시장도 증권사가 장악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부사장은 "선점효과가 강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부사장은 4개 부문(리테일,홀세일, IB, WM)이 균형을 이루는 증권사를 이상적인 모델로 꼽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전 영역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전 7시에 열리는 본부장 회의는 '시너지 증진 회의'로 이름을 바꿀 정도다. IB본부는 선봉장의 역할을 한다. 매력적인 투자상품을 발굴해 이를 리테일에도 제공하는 식이다. 올해 초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빌딩을 인수해 자금의 일부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상품으로 구성한 사례나 공모형 메자닌 펀드를 만들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은 IB에서 상품을 만들어 리테일에 공급, 사내 각 부문이 고르게 이익을 내는 IB-AM(투자은행-자산관리) 모델의 대표 주자"라며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출범과 우리은행 지분투자로 판매채널이 늘어 올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제도 개편안을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다만 발행어음 중 부동산투자 가능 비중을 적어도 30%까지는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안은 부동산투자를 10%로 제한하고 있다. 증권사의 뛰어난 리스크관리 능력을 고려해 투자 가능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IB부문 수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6년은 우리 스스로도 괄목상대라고 평가한 해다. IB 부문 수익이 2000억원이 넘은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 등 대형 IPO를 주관해 리그테이블 1위를 기록했다. 금액만 큰 게 아니라 건수도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외 법인을 보유한 SPC를 상장시킨 사례도 있어 좋은 평을 받았다. 유상증자도 삼성엔지니어링, ㈜한화 등 메가딜을 진행했다. 인수금융에서 카카오-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한앤컴퍼니-대한시멘트 인수건에 참여해 성과를 냈다. 3조원 정도의 크지 않은 북사이즈로 좋은 성과를 냈다. IB 전 영역에서 업계 탑 티어라고 자부한다."
- 대체투자(AI)부서를 확대했다. IB부문 수익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주식, 채권 등 증권사의 전통자산 관련 사업은 시장 규모만 커졌을 뿐 수익성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수익성이 있는 영역은 부동산 등 대체투자(AI)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프로젝트금융본부가 단독으로 12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것이다.
대체투자 영역은 계속 확대될 것이다. 그동안 채권에만 투자했던 연금 시장이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시장을 찾고 있다. 장기 듀레이션을 지닌 보험도 마찬가지다. 표면 금리가 높아야 2.5%대인 채권보다는 7% 가까이 수익률이 나는 대체투자에 관심을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항공기금융도 여전히 가져가야 할 분야다. 신규 항공기, 중고기, 저가 항공기 등 자산에 따라 구조화하는 방법도 다르고, 플레이어의 니즈도 세분화돼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많이 뛰어들고 있긴 하지만 우리만의 안목과 노하우로 꾸준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에도 벌써 에티하드항공과 싱가포르항공의 항공기에 각각 1000억원씩을 투자했다."
- 해외 역량이 강화한 모습이다.
"국내에서의 치킨게임은 답이 없다. 큰 옷을 마련하긴 했지만 내수에선 체격을 키울 수 없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은 수익의 25%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올해는 35%로 비중을 넓힐 예정이다. 경쟁사와 구별되는 점이다. 중장기적으로는 50%까지 늘리려 한다. 국내 부동산 PF에 그치지 않고 해외부동산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호주 캔버라 오피스, 폴란드 아마존 물류센터 등 해외 오피스빌딩 5건에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딜 소싱부터 계약까지 진두지휘 했다. 한 번 투자할 때마다 나를 포함한 직원들이 20~30번씩 직접 방문한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우리는 확고한 기준을 세워두고 투자를 결정한다. 최소 5년이 필요한 롱텀 투자이기 때문에 자산이 선진국에 있어야 한다. 예상 수익률은 7%대를 기준점으로 잡고 있다. 자산의 위치도 중요하다. 장기간 투자해도 변동성이 크지 않은 국가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임차인이 누구인지 살핀다. 가령 최근에 검토하고 있는 북유럽 오피스빌딩의 임차인은 현지 우정본부다. 손실이 날 수 없는 구조다. 지난 달 BNP파리바리얼에스테이트와 전략적사업제휴(MOU)를 맺었다. 양질의 거래 목록을 지속적으로 제공받고 있다."
- 올해에는 해외에서 수익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해외 오피스빌딩 투자는 작년만큼 올해도 5건가량 투자할 계획이다. IPO의 경우 LS전선아시아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뒤를 이을 한상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올 초 베트남 현지 법인(KIS베트남)에서 상장 설명회를 진행했다. 중국 시장은 상장보단 인바운드(Inbound;해외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인수합병(M&A)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 중 국내 상장사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많다. 올해부터 브라질 국채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데, 앞으로 멕시코와 인도 등 이머징마켓의 채권도 제공할 예정이다."
- IB에서 투자처를 발굴하면 이와 연계한 상품도 출시되고 있는데.
"사내 화두중의 하나는 '시너지'다. 월요일 오전 7시에 열리는 본부장 회의를 '시너지 증진 회의'로 부를 정도다. 리테일,홀세일, IB, WM 4개 부문이 각각 25%씩 수익을 내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리테일 부문 수익이 계속 떨ㅇ지고 있는데, 이를 IB가 보완할 수 있다. IB-AM 연계모델이다. IB에서 발굴한 투자처를 기반으로 독특한 상품을 만들어 리테일에 공급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IB-AM 모델의 대표적인 회사다."
-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자기자본 경쟁력은 다소 떨어진다.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한국투자증권은 언제나 부족한 환경 속에서 버텨왔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자기자본 규모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증권업은 '누가,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다. 지금은 이르면 하반기 허용될 발행어음을 어떻게 활용하냐가 중요하다."
- 하반기부터 자기자본 기준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어음 발행으로 기업금융에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이게 된다. 시장 판도는 어떻게 변화할까?
"상위 5개 증권사가 기업어음 발행으로 최대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약 48조원이다. 은행의 48조원과 증권사의 48조원은 의미가 다르다. 은행은 국채와 같은 리스크프리 상품에 주로 투자하지만, 증권사는 같은 돈으로 모험자본으로 활용한다. 파괴력이 클 것이다.
증권사가 은행권의 리파이낸싱 거래를 많이 가져올 것이다. 기업여신, 구조화거래, SOC까지 모두 투자 가능하다. 하반기부터 발행이 허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 때 사업을 준비하면 늦는다고 판단했다. IB본부장들과 투자유니버스(투자 종목군)를 구성하고 있다. 4~6월은 선점하는 기간이다. 미리 관계를 쌓아 둘 예정이다. 선점효과가 강력할 것이다."
- 국내 IB 발전을 위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현재 논의되고있는 사안이지만, 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를 논의 중인 10%에서 30%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본다. 현재 저축은행이 20%, 캐피탈업이 30%까지 투자할 수 있다. 리스크관리 조직과 역량이 훨씬 뛰어난 증권사에 10%만 허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약력 : 1969년 서울 출생. 1994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학사). 2008년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졸업(석사). 1994년 교보생명보험 입사. 2001년 LG투자증권 PF 팀장. 2004년 한국투자증권 DCM부 부서장. 2008년 프로젝트금융 본부장 2016년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 2017년 한국투자증권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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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3월 14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