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여전히 눈에 띄어
계열 운용사 펀드 수익률도 비교적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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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운용사 펀드 밀어주기를 규제하는 '펀드 50%룰'이 2년 더 연장된다. 금융사들이 자율성 제한을 이유로 금융위원회에 규제 완화를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계열운용사 펀드 50% 판매한도 설정(이하 50%룰) 등 계열사간 거래 집중을 방지하는 규제를 2년 더 연장하겠다는 게 골자다. '50%룰'의 경우 올해 4월이었던 일몰기한은 2년 더 연장돼 2019년 4월까지 적용된다.
'50%룰'은 계열 운용사의 펀드 판매액을 연간 신규 판매액의 절반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다. 금융위는 2013년 투자자에게 계열 금융회사의 부실에 따른 위험이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고, 펀드 판매회사의 건전한 영업행위 정착시키기 위해 이 제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했다. 2015년에 일몰기한을 연장한 이후 올해 한 차례 더 기한을 늘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금융사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규제라며 올초 금융위에 제도 개선을 위한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내부통제기준에 따라 고객과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행위를 스스로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위 관계자는 "규제도입 이후 위반 사례는 없었지만, 계열사 집중 현상이 크게 감소하지 않아 아직까지 규제도입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며 이전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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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금융사의 '계열사 밀어주기' 관행은 여전히 눈에 띄었다. 특히 증권사가 은행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계열사 판매 비중이 40%를 넘지 않는 은행에 비해 증권사 중에는 70%를 넘기는 곳도 있었다.
계열사 판매 잔액이 가장 큰 국민은행의 경우 분기별 계열 운용사인 KB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비중을 16~28% 수준으로 유지했다. 그럼에도 판매 잔액이 경쟁사에 비해 월등히 커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의 비율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다음으로 계열 판매 잔액 규모가 큰 삼성증권은 1분기에 판매 비중을 42%대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2~4분기에는 비율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은 4분기 내내 계열사 판매 비중을 높게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판매 잔액 기준 6위로 상위권에 속해있지만, 연간 비중은 적게는 39%, 많게는 60%대까지 끌어 올렸다.
지난해 합병한 대우증권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 판매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인수잔금이 납입된 지난해 4월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 판매가 본격화됐고, 3분기엔 그 비중이 60%까지 올라갔다.
이밖에도 KB증권, 대신증권이 지난해 2분기 계열 운용사 상품을 밀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금융위는 계열운용사 펀드 수익률이 비계열사 펀드보다 저조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금융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집계한 계열사 주식형 공모펀드의 수익률은 2.4%로 집계됐다. 반면 비계열사의 펀드 수익율은 평균 4.9%로 훨씬 높았다. 정보력이 부족한 투자자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개방형 판매채널이 아직 완전히 시장에 정착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는 지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변동성이 확대하고 대기업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점을 고려할 때 계열사 증권 편입 제한 규제를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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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3월 17일 1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