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정상화" vs "제도 정착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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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넷마블게임즈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청약 수수료' 수수에 나섰다. '수수료 정상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국내 실정에서는 시장성 있는 대형 거래에서나 가능한 일이라 단발성으로 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넷마블 상장 주관사단은 청약 과정에서 국내 기관에도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넷마블 주관사단 측은 "해외 기관들은 아무런 거부감 없이 수수료를 내고 있다"며 "그간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주관 수수료를 정상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IPO에 참여하는 해외 기관투자자의 경우 4년전부터 청약수수료를 내왔다. 2013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휴비스가 그 시작이었다. 당시 대표주관사였던 대우증권은 해외의 청약 수수료(brokerage fee) 제도가 해외 시장에서는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수수료 1%를 받았다. 이 후 외국 기관들은 국내 IPO 청약시 꾸준히 수수료를 내왔다.
그러나 국내 기관들은 저항감이 커 국내에까지 확장하진 못했다. 주관사는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주의 적정 시장가를 판단한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국내 기관에 수수료 등 추가 서비스 비용을 받으려고 하면 수요예측 참여를 거부하거나 공모가를 의도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증권사들은 기관들에게 수수료를 받아낼 수 있는 '폭발력'있는 이슈어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넷마블이 주인공이 됐다. 주관사단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IPO 담당 실무진 측은 "넷마블 IPO가 수수료 정상화의 적기가 될 것으로 판단해 뜻을 모아 이를 적극 추진했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없어서 못팔 정도'의 폭발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두산밥캣처럼 모기업의 상황에 좌우하는 딜도 아니다. 시장 상황도 따라줬다. 올해 공모시장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 호텔롯데 등의 대형 IPO가 불확실해진 상황이어서 넷마블 IPO가 끝나면 눈에 띄는 딜도 없다.
넷마블은 최대 2조6000억원의 자금을 IPO로 확보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에 배정된 물량은 이중 80%인 2조1000억원으로, 주관사단은 최대 213억원을 청약 수수료로 받게 된다. 넷마블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납입일 당일 청약수수료를 입금하지 않는 경우 미납입으로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넷마블과 같은 기간 상장을 진행하는 ING생명도 이에 동참해 청약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최대 1조3000억원을 공모하는 ING생명의 경우 기관에 50%물량을 배정했다. 주관사단이 받을 수 있는 청약 수수료는 67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IPO 수수료의 정상화의 필요성은 증권사 관계자 대부분이 동의하는 부분이다. 한 기업이 상장하기까지 주관사가 들이는 비용과 노력에 비해 수수료는 매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넷마블 이후 청약 수수료 제도가 정착할 수 있느냐다. 넷마블과 ING생명 주관사들은 같은 기간 진행하고 있는 IPO에는 청약 수수료를 받을 계획이 없다. 조 단위의 대형 딜에만 수수료를 붙여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기있는 딜에 한해서만 수수료를 받으면 '수수료 정상화'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맞지 않게 된다는 지적이다.
모든 딜에 청약수수료를 받지 못한다면 주관사들은 투자자들이 수수료를 내더라도 받아가려는 매력적인 이슈어를 찾아야만 한다. 청약 수수료를 받지 않게 되도 문제다. 자칫 '매력도'가 떨어지는 기업으로 잘못 읽힐 수 있어 부작용도 우려된다.
기관들의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하이일드 펀드를 운용해야 하는 자산운용사가 기관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공모주 물량을 배정 받는다. 이들 운용사들은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워낙 많아 1%의 수수료가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반면 운용 규모가 작은 상호금융권의 경우 배정된 물량도 많지 않고 수수료까지 내야 해 기대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IPO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모든 IPO딜에 정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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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09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