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넘어 '과열' 조짐 보이는 해외 지수형 ELS
입력 2017.04.11 07:00|수정 2017.04.12 09:22
    2015년 상반기의 80% 선까지 회복
    ELS 투심 완전 회복됐다는 평가지만
    유로스톡스50 쏠림 시급히 완화돼야
    • 지난달 파생결합증권(ELS) 신규 발행이 급증했다. 증권사 실적 개선에는 긍정적이지만, 특정 기초 자산으로의 쏠림이 완화되지 않은 채 발행량만 늘어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ELS 발행액은 7조4929억원이다. 2016년 3월 발행액(3조4631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2015년 3월 발행액(9조1960억원)에 비하면 81.5% 수준까지 커졌다.

      이중 해외 지수형이 전체 발행액의 85.6%인 6조9076억원을 차지했다. 지수형 8.4%, 종목형 2.6%, 혼합형 0.8% 순이었다. 해외 지수형 중 유로스톡스(EURO STOXX)50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발행액은 5조4846억원에 달했다. 2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유로스톡스50 지수 사용량이 많았다. 홍콩항셍 지수(HSI) 또한 많이 사용됐다.

      두 개의 기초 자산으로 구성된 ELS에서는 유로스톡스50·HSI 지수 결합분이 5012억원, 세 개 ELS에서는 유로스톡스50·HSI·코스피(KOSPI)200 지수 결합분이 1조651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홍콩H 지수(HSCEI) 녹인(knock-in) 사태가 발생했던 2015년 이후 냉랭해졌던 투심(投心)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평가한다. 유럽 증시가 안정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홍콩H 지수가 회복세에 접어들어 조기 상환이 증가한 점도 ELS 발행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해외 지수형 및 유로스톡스50으로의 쏠림을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하다. 한 증권사 증권 담당 연구원은 "85%에 이르는 해외 지수형 발행은 2015년 ELS 과열기 비중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ELS를 향한 투자자들의 경계가 해소된 만큼, 위험 분산을 위해 대체 지수 발굴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 ELS 시장 상황이 홍콩H 지수에서 유로스톡스50으로 손바뀜만 발생했을 뿐 집중이 과도한 현상은 여전하다. 코스피200·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HSI 지수 등의 활용도가 높아졌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전 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띄고 있고, ELS 활기로 실적이 개선된 증권사들도 발행을 늘리고 있어 쏠림 현상 지속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개별 주식을 활용한 종목형 ELS나 ASX200·FTSE China A50 등의 지수가 대체재로 꼽힌다.

      국내 종목을 활용한 ELS 발행은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기초 자산 종류(종목) 수는 지난해 12월 29개를 저점으로 올 1월 30개, 2월 34개, 3월 55개까지 늘었다. 지난달에는 DSR제강, F&F, 지엔코, 안랩 등 15개 종목이 ELS의 기초 자산으로 새롭게 활용됐다.

      다른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 연구원은 "발행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새로운 기초 자산을 활용한 종목형 ELS 발행 증가는 시도 다양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 "기초 자산 수를 늘려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시도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