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공제회 관심…최근 금융사도 투자
"아직 자금 공급 적어 수익률 높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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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온 해운업계에 '훈풍'이 불지 금융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운업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은 선박회사는 호실적을 내며 시장 재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심(投心)이 얼어붙었던 자본시장도 선박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3분기 중 선박금융 투자 건을 구조화해 국내 자본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대한해운의 중형 탱커선(중고 1척·신조 2척) 도입에 후순위 대출로 조달한 자금이 그 대상이다. 투자 규모는 미화 2800만달러(약 215억원). 조달에는 복수의 캐피털사와 주관사(한화투자증권)가 일부 자기자본 투자(PI)로 참여했다.
지난해에도 한화투자증권은 SK해운의 유조선(중고 2척)과 벌크선(중고 1척) 도입에 후순위 대출을 주관했다. 5500만달러 규모의 이 투자에는 주요 생명보험사와 한화투자증권(PI)이 참여했다.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성공한 해운사는 벌크·탱커선을 운용하는 중견 선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2013~2016년 사이 대한해운·에이치라인해운·장금상선 등 안정된 실적을 내는 일부 컨테이너선사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작년 세 해운사는 각각 441억·1935억·32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살아남은 선사는 올해 실적이 더 개선될 전망이다. 가격 지표인 운임과 수요 지표인 물동량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어서다. 비용 요인 중 변동성이 가장 큰 유가도 2016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작년 2월 290포인트까지 떨어졌던 벌크선 운임 지수(BDI)는 올 1분기 이후 꾸준히 1000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조선·해운 담당 연구원은 "최근 2년 동안 과거 투기적 발주 물량을 털어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 해운 지표가 2016년 하반기부터 반등하고 있다"면서 "구조조정 시기 최악의 업황을 이겨내고 체질을 개선한 해운사들은 당분간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개별 해운사의 주가에는 이 같은 상황이 즉각 반영되고 있다. 대한해운은 19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일주일 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으로 집계됐다.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13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팬오션은 지난 17일 코스피(KOSPI) 200에 신규 편입됐다.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은 약간 늦다. 불황기 투자에 실패했던 기록 탓이다. 실적이 안정적인 선사의 후순위 대출 기준 수익률은 6~7% 수준.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평가다. 목표 수익률이 5~6%에 이르는 연기금·공제회 일부가 투자에 참여하다 최근 들어 보험사·캐피털사 등 금융회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선박에 투자한 한 금융사 관계자는 "해운사 실적과 주가·운임·환율 등을 검토한 결과 투자 조건과 수익률이 매력적이라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중위험·중수익의 마땅한 투자처 찾기가 쉽지 않아 위험 노출액(exposure)을 조절하며 투자를 지속 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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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2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