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세에 기관투자자 투자회수 시점 찾기 어려워
남은 IPO 시장 대어들도 넷마블 주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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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였던 넷마블게임즈가 하반기 IPO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상장 이후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기관투자가의 발이 묶였다.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넷마블게임즈의 주가가 상장 이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6일 종가 기준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의 주가는 14만2000원 수준이다. 전날보다 1.4% 하락했다. 15만7000원이었던 공모가와 비교해도 10%가까이 낮아진 수치다. 지난 12일 상장 당일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14조원에 가까웠지만 현재는 11조90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공모 물량을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제시했던 기관투자자는 자승자박한 모양새다. 주가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투자 회수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넷마블은 공모 당시 2조6600억원 중 2조1000억원 물량을 기관투자자에 배정했다. 수요예측에 참가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1000여곳 중 776개 기관이 공모가밴드 상단이나 그 이상을 적어낸 바 있다. 상단 가격에 몰린 청약 물량은 2조6000억원 규모였다. 기관투자자의 호응에 넷마블은 밴드 상단가격을 공모가로 최종 확정했다.
기관들의 장기 의무보유확약 물량도 남아있어 하반기에도 IPO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가 의무보유확약을 약속한 주식수는 448만주로, 현재 주가 기준 6300억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오는 6월부터 상장 후 1개월 확약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약 200만주의 물량을 보유한 기관이 투자회수를 시작할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3개월 이상을 확약한 기관도 있어 넷마블의 영향력은 올 하반기 IPO 시장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3개월 이후 풀릴 수 있는 기관 물량은 최대 136만주다. 6개월에도 56만주가 시장에 나올 수 있다.
2015년 더블유게임즈 사례가 재현될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코스닥시장 대어였던 더블유게임즈는 기관의 반응에 힘입어 공모가를 밴드 상단(6만1000원)보다 높은 6만 5000원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졌고, 기관들의 보호예수가 풀린 이후 매도가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의 근거가 됐다.
당시 더블유게임즈의 부진은 후발주자들의 수요예측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상장을 앞둔 제일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넷마블 주가만 바라보고 있는 이유다. 제일홀딩스는 다음달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월 신고서를 내고 이르면 7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넷마블 이후로 기관 투자자의 성향이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며 "주가가 계속 하향세를 보일 경우 짧게는 올 여름, 길게는 하반기 IPO시장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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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2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