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연결 반영되면 "신한 꺾는다"
그러나 계열사 별 노사 협상은 지속
KB손보 노조 93% 쟁의 찬성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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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의 2분기 실적을 향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회사 차원에서도 '신한금융을 꺾고 리딩금융그룹이 되겠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인수한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적에 든든한 보탬이 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미 계열사 실적은 KB금융지주의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은 진행 중이다. 인수한 회사들이 'KB'에 완전히 동화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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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 전망하는 KB금융의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예상치는 6700억원 안팎이다. 전년 동기 대비 15.54%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 예상치(6898억원)와의 차이는 192억원에 불과하다. KB손보 염가매수 차익(약 1600억원)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하면 KB금융의 순익은 신한금융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올 2분기 이후로 KB금융의 분기 순익이 6000억원대에 안착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분기 순익 평균치는 5359억원이었다.
KB금융의 2분기 호실적은 KB증권 더불어 최근 완전 자회사화를 결정한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과 KB캐피탈 덕분이다. 지난달 공개 매수한 지분(각각 54.5%·27.7%) 만큼의 이익이 연결 실적에 추가 반영되는 덕분이다. 시장금리 상승과 연체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2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2bp(0.02%)가량 상승하고 대손충당금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기초 체력도 개선됐다. 우선 지난해 말~올 초 인원을 대규모 감축해 인건비 지출이 줄었다. 2795명이 퇴직한 KB국민은행은 올해 2700억원가량의 인건비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대출 구성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개인 사업자(SOHO) 중심으로 바꿔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6.1%였던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해 8%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은행 담당 연구원은 "지난 2014년 말 윤종규 회장이 취임한 이후로 KB금융의 재무 상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면서 "2014년 1조4000억원대였던 그룹 순익은 올해 2조7000억원대까지 증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외부 시선과 달리, 내부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다. KB국민은행에서는 성과급과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힘든 한 해를 보냈는데 보상이 없어서다. 행원의 편의를 위해 도입한 유연근무제가 영업점에서는 사실상 '근무시간 연장'이 됐다는 반발도 나온다.
지난해 KB금융 비은행부문 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했던 KB증권에서는 인수 후 통합(PMI)이 다소 늦게 진행되고 있다. 옛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간 인사 체계 통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통합 KB증권이 출범한 지 6개월째지만, 옛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직원들은 각각 다른 급여와 복지 제도를 적용받고 있다.
KB손보와 KB국민카드는 2016년 임금 단체 협약(임단협) 협상이 여전히 난항이다. 기본급과 성과급 인상에 관한 양측의 시각 차 때문이다. KB손해보험은 2015년 임단협도 지난해에야 타결했다. KB손해보험 노조는 지난 1~2일 임단협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한 노조원의 93%가 쟁의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카드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한 차례 내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계열사 전반이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만큼 각 노동조합은 함께 대응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KB금융의 실적과 재무 건전성 등이 좋아진 것은 확실하지만, 성과급이나 임금 협상 등 비용 지출 관련된 사안에서는 잡음이 계속 새어나오는 상황"이라면서 "대외 지표 뿐 아니라 '집안 단속'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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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09일 16:5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