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사업부 사업안정성은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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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기업공개(IPO)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본업인 면세 부문의 사업 안정성마저 저하되고 있는 탓이다.
14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올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AA+를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신평은 ▲면세 부문의 실적 부진에 따라 IPO를 통한 자본 확충이 지연되거나 현금 유입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 ▲면세업 영업환경 변화와 중국인에 집중된 사업구조로 사업 안정성이 취약해진 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신평은 그동안 IPO를 통한 자금 유입 효과를 감안해 호텔롯데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AA+(안정적)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면세 부문의 부진으로 상장 작업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상장이 실현되더라도 당초 계획보다 유입되는 현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호텔롯데의 또다른 축인 호텔 사업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외부차입을 늘릴 가능성은 커졌다. 이에 재무안정성의 추가 저하도 우려된다. 호텔롯데의 2017년 3월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3조8000억원에 달했다. 호텔롯데는 직간접 지분을 보유한 국내외 법인들에 대한 대규모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한신평은 이어 "국내외 대규모 투자로 차입 부담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상장 재추진 지연과 현금창출력 약화를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면세 사업부의 근원적인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드 여파 이후 롯데면세점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다. 이는 올해 2분기 이후 실적에 큰 부담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중한 고객 유치 비용과 공항 임차료도 수익성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신평은 "외형 성장에도 시내·공항면세점의 영업비용 증가로 2015년부터 영업이익이 감소세이며, 올 1분기에는 연결기준 영업실적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저하됐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국내 면세점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및 규제 변화 가능성, 중국 관광객 급감에 따른 신용도 상의 영향을 모니터링 해 향후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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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14일 17:3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