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英ㆍ美 상업용 부동산 선호…간접투자 증가세
입력 2017.06.26 07:00|수정 2017.06.26 10:17
    해외 부동산 수익률 높아 '매력'
    직접투자서 간접으로 유행 전환
    • 해외 부동산 매매 시장의 '큰 손'은 연기금과 공제회다. 이들은 주로 영국과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투자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타 자산 대비 높은 수익률 덕분에 수요는 여전하다. 다만 투자 형태는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점차 바뀔 전망이다.

      연기금ㆍ공제회 사이에서는 선진국 주요 도시에 위치한 상업용 부동산이 각광을 받는다. 국제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에서 집행된 해외 부동산 투자의 절반 이상이 영국과 미국에 집중돼 있다. 투자한 부동산 유형은 사무용 빌딩(office)과 물류창고(retail) 등 상업용 부동산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실제로 국민연금공단ㆍ지방행정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ㆍ공제회가 2016~2017년 투자를 집행한 물건 대부분은 유럽이나 미국 소재다. 기대 수익률은 5~7%대. 악사(보험사)나 코메르츠방크(은행) 등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임차인이 사옥으로 사용하는 부동산이다. 물류창고 역시 H&M(의류제조ㆍ유통업체)이나 아마존(온라인 서점) 등 유명 다국적 기업이 임차하고 있다.

      연기금ㆍ공제회의 '해외 부동산 사랑'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수익률이 높아서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대체투자부문 수익률은 9.9% 수준. 부동산이 대체투자 자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대체투자부문에서 7.8%가량의 높은 수익률을 낸 교직원공제회는 올해 해외 대체투자 자산을 5000억원 이상 늘릴 계획이다.

      다만 올해를 기점으로 투자 형태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을 직접 보유해 임대료(income gain)와 시세 차익(capital gain)을 모두 얻었던 직접투자에서 담보대출 등 부동산 연계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간접투자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자산 가격이 상승했다는 판단에서다.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에 초점을 맞춘 투자 형태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지난 4월 해외 부동산 대출 투자를 결정했다. 메트라이프(Metlife)생명 계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1조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 펀드다. 사무용 빌딩과 물류창고 등 미국 내 모든 상업용 부동산이 투자 대상이다. 투자 금액은 360억원가량에 기대 수익률은 연 6% 수준. 경찰공제회도 지난해 말 메자닌(mezzanine) 대출 형태로 미국 뉴욕 소재 상업용 부동산에 약 200억원을 투자했다.

      한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해외 부동산은 국가의 경제 발전 수준과 임차인ㆍ입지 등을 고려해 투자하면 자산 가격이 하락할 우려가 적어 저위험 고수익의 매력적인 투자처"라면서도 "최근 몇 년 새 집중 투자로 인해 위험 노출액(exposure)이 많아져 지분 투자보다는 대출 등으로 해외 부동산 매매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