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찾으려 글로벌 IB 접촉 중
펀드 규모 작아 마땅한 매물 찾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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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가 투자할 곳을 찾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문을 두들기고 있다. 신성장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목적이지만 글로벌 IB들은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IT, 바이오 분야 등 신성장 분야의 네트워크를 다지는 게 투자 이전의 당면과제란 지적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0월 신성장투자본부를 신설했다.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를 발굴하고 집행하기 위함이다. 관련 산업을 분석해 온 애널리스트와 기존 투자 관련 인력 8명 안팎으로 구성했다.
특정 사업부문 산하에 두지 않고 독자본부로 설립했다. 그만큼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관심이 높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출범 때부터 바이오, 전기자동차 등 미래형 산업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강조해 왔다. 이미 그룹 내에선 연간 1조원씩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이를 위한 실탄도 마련했다. 지난해 말 네이버와 10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했다. 이어 올해 초 미래에셋대우는 셀트리온과 공동으로 1500억원, GS리테일과는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바이오소재, 신약, 복제약을 비롯해 공유경제서비스 기업 등에 투자하기 위함이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조합 결성 이후 실제 투자가 집행된 사례가 있다"며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처 발굴을 위해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글로벌 IB들에도 문을 두드렸다. ‘해외’ ‘신성장’을 강조하다 보니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한 해외 IB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글로벌 IB들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신성장사업의 경우 이미 업체간 네트워크를 통해 M&A가 일어나는 데다 미래에셋대우가 조성한 펀드규모도 크지 않아서다.
여기에다 M&A시장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에 외국계 IB가 굳이 나서서 좋은 매물을 소개시켜줄 유인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자체적인 M&A 조직이 있는 마당에 굳이 의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한 글로벌 IB관계자는 “갑작스럽게 박 회장 지시로 M&A 물건을 찾는다는 문의가 왔다”라며 “직접투자에 나선다고 해 조 단위 규모의 딜을 제안했지만, 정작 미래에셋대우는 역량이 안 된다고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투자할 만한 매물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을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 회장이 밝힌 취지에 걸 맞는 회사라면 이미 다른 곳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의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도 이런 고민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지난 26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상호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1%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7.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과 더불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자는 의미가 있을 것이란 견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의 전략적 제휴의 이면에는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IT쪽에 네트워크가 없는 미래에셋대우와 금융업 진출을 원하는 네이버간의 결합도 이런 고민의 바탕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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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04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