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600억, 리테일시장서 소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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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두산중공업의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한 '백기사'로 나선다. 두산중공업이 이달 발행할 공모채 일부를 인수해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을 트여줄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의 회사채에 기관 투자 수요가 몰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자 두산그룹 주채권은행으로서 후방 지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중공업(신용등급 A-)은 11일 2년 만기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 중 400억원에 해당하는 회사채를 인수할 계획이다.
나머지 600억원 규모의 채권 중 상당 부분은 개인 투자자가 사들일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투자 요인을 높이기 위해 희망 금리 밴드 상단을 두산중공업의 2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민간채권평가사들이 집계한 금리 평균) 대비 50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최상단 금리 적용 시, 이번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4%대의 고금리 채권이 된다.
수요예측에서 산업은행을 제외하고 참여하는 기관 투자 수요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신용등급 A급 회사채 중에선 두산그룹보다 신용도가 높은 롯데그룹이 발행하는, 만기가 짧은 회사채로 투자 마지노선을 책정했고, 공제회들은 두산그룹 회사채 투자 한도가 꽉 찬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A급 회사채 투자를 많이 진행하는 단위 농협·신협 등도 신용등급 A 이상의 회사채에만 투자할 수 있어, 두산중공업이 기관 투자 수요를 끌어모으기엔 녹록지 않은 처지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과거에도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진행할 때 측면 지원을 해온 바 있다. 지난해에는 ㈜두산이 발행한 750억원 규모의 회사채 중 4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두산' 회사채 발행의 대표 또는 공동 주관을 맡은 횟수도 적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들을 돌이켜보면 몇몇 두산 계열사는 산업은행의 도움 없이 차환 발행을 성공시키기가 어렵기도 했다"라며 "두산중공업의 경우 4년8개월만에 이뤄지는 공모채 발행이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지원 부담이 다른 두산 계열사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19일 공모채를 발행한다.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주관 업무를 맡고 있으며, 유안타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두산중공업은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종 발행 금액을 1400억원으로 늘릴 수 있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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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11일 09:0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