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각시에만 수익률 '반짝'
하반기에도 부동산 매각으로 투자수익률 보전할 것으로
-
삼성화재의 투자수익률이 부동산 매각 여부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전체적인 투자수익률이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매각 이익이 반영될 때만 경쟁사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중간배당도 2분기 삼성화재의 낮은 투자수익률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5%대로 깜짝 상승했던 삼성화재의 자산운용 투자수익률은 올 2분기 2%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엔 부영그룹에 처분한 을지로 사옥의 매각이익 2600억원을 반영하면서 회사의 투자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2014년 이후 삼성화재의 운용수익률은 꾸준히 낮아져왔다. 2014년 3.76%에서 2015년엔 3.31%, 지난해엔 3.07%를 기록했다. 하향 추세가 뚜렷한 가운데 분기별로 편차도 심했다. 2015년엔 2%대 후반과 4% 사이를 오갔고, 지난해에도 2%대 중반부터 3% 중반 사이에서 출렁였다. 현대해상·동부화재 등 경쟁사와 대비하면 편차는 눈에 띄게 커진다.
이 같은 편차를 불러온 주요 원인은 부동산 자산 매각이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화재는 합정동 사옥과 역삼동 빌딩 지분을 처분했다. 각각 500억원과 1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분기별 평균 운용수익이 약 4200억원임을 고려하면 수백, 수천억원대의 일회성 이익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부동산 매각 이익을 반영해 지난해 상반기 3%대의 투자수익률을 유지하기도 했다.
-
부동산 자산 매각이 없거나, 이익규모가 작을 경우 경쟁사보다도 투자수익률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삼성화재의 투자수익률은 전분기보다 0.8%포인트 낮은 2.4%로 떨어졌다. 모란역 인근 성남 사옥을 매각한 4분기엔 다시 2.9%로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화재는 타사보다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화재는 유가증권 운용자산 중 약 70%를 채권으로 채우고 있다. 손보사들이 채권 비중을 50~60% 수준임을 비춰보면 높은 수준이다. 손보사들이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고 채권 의존도를 낮춰 투자 수익률을 높이려 시도하는 가운데 삼성화재는 저위험 투자처 비중을 늘여왔다.
문제는 저위험 투자처의 수익률이 갈수록 저조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삼성화재 역시 보험 영업에서는 적자를 내고, 이를 투자 수익으로 만회하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험료 규제 완화 등으로 보험 영업 상황이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이것이 투자 수익률 악화를 방치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삼성화재는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중간배당을 수익으로 인식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 올 2분기 예상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2분기 3.2% 대비 저조한 2%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1.32%를 보유하고 있다. 약 130억원의 추가 수익을 확보하고도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지 못한 것이다.
투자수익률 회복하기 위해 삼성화재는 연말까지 추가적인 부동산 매각을 구상하고 있다. 삼성화재 측은 "투자수익률 개선효과도 있지만 궁극적으론 중복되는 거점을 매각해 자산 효율화작업에 나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부동산 자산을 꾸준히 매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급여력(RBC)비율은 300% 이상으로 업종 최고 수준이지만 삼성화재의 실질 투자수익률은 경쟁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라며 "자체 운용 역량을 키워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삼성화재의 운용 역량이 나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2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