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속 실적 유지한 은행계 생보사...그룹 내 존재감은 '미미'
입력 2017.08.02 07:00|수정 2017.08.02 07:00
    은행계 생보사 전년동기 수준 유지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 늘어...판매 채널 다변화 꿰해
    지주 비금융 부문 기여도는 낮아
    •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은행계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은 제자리 걸음에 만족해야 했다.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에도 수익성을 유지·확대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그룹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긴 어려웠다.

      신한생명은 올 상반기 7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4% 줄어든 모습이다. 일회성 요인이 사라진 까닭이다. 신한생명은 과거 과다하게 지급한 법인세를 지난해 상반기 돌려받아 순이익 규모가 일시적으로 늘어났었다.

      2분기 순이익이 1분기보다 늘어났지만, 지난해 상반기 실적을 넘어서긴 역부족이었다. 신한생명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55% 성장한 449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46%도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2분기 실적에 대해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기조가 자리를 잡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한생명의 월납초회보험료 중 보장성 보험은 올 상반기 85%까지 늘어났다. 60%에 그쳤던 전년동기보다 나아진 모습이다.

      은행계 생보사 중에선 유일하게 KB생명이 실적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순이익 상승폭도 컸다. KB생명은 지난해 상반기의 두 배 수준인 20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KB생명은 "보장성 보험 판매 비중이 늘어 상반기 순이익도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KB생명은 그간 불균형했던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신규 보험 계약 실적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말 기준 초회보험료 중 83%를 차지했던 방카슈랑스 비중은 지난 4월 기준 36%까지 떨어졌다. 대신 11%에 불과했던 설계사와 대리점 비중은 총 33%으로 늘었다. KB생명은 하반기에도 변액보험과 보장성 보험 판매 비중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생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하나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9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03억원) 실적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나생명 역시 상반기 중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하는 데 힘썼다. 하나생명 측은 "초회보험료에서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으로 지난해 30%를 기록했던 것보다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이들 금융계 생보사는 금융지주의 사상 최대 실적에는 큰 도움을 주진 못했다는 평가다.  그룹 내 이익 규모가 네 번째로 큰 신한생명이 유일하게 존재감을 보이고 있지만, 올 상반기엔 실적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다는 데 의미를 둬야 했다.

      이익 규모가 작은 KB생명과 하나생명의 그룹 내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KB손해보험(舊 LIG손해보험)의 1600억원 규모의 순수익이 2분기부터 인식되면서 그간 지주에서 유일한 보험사로서 주목을 받았던 KB생명의 지위는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생명은 하나저축은행보다도 적은 수익을 냈다. 하나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1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생명은 계열사 중에서도 유일하게 전년대비 실적이 하락하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 하나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최소 70% 이상 개선됐지만, 하나생명만 7%가량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