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계열사 4곳이 해외대체 투자에 나서는 꼴
신한PE와 신한BNP파리바는 사실상 비지니스 모델 중복
결국 성과보고 교통정리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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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이 너도나도 해외대체투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마저 이 부분에서 활로를 모색한다. 벌써부터 한정된 시장을 놓고 계열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PE는 신한생명 CRO 출신인 김희송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해외대체투자에 잔뼈가 굵은 김 대표는 신한PE의 비즈니스 모델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고민하고 있다. 신한PE는 전주페이퍼 투자 회수가 길어지면서 블라인드펀드 모집이 쉽지 않은 데다, 최근에 국민연금 공동투자펀드 운용사에도 탈락하면서 경영참여형 사업모델의 한계에 직면한 상태다. 이러다 보니 좋은 투자 건에 프로젝트 펀드 형식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김 대표가 신한생명에서 쌓은 다년간의 해외대체투자 경험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PE의 비즈니스 모델이 9월이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한PE 이외에도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비금융 계열사만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신한BNP파리바 등 4곳에 이르게 됐다.
신한생명은 투자자(LP)로서 운용수익을 높이는 목적으로 해외대체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뉴저지 복합화력발전소인 뉴어크 에너지센터에 NH투자증권 주선으로 국내 보험사들과 함께 4600억원을 투자했고, 올 7월에는 신한BNP파리바의 주선으로 미국 네바다주 태양광발전소에 약 850억원을 투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좋은 투자 건을 발굴해서 이를 투자자에게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다. 작년에는 양지 IC 물류창고 개발사업(1080억원 규모), 판교 오피스 담보대출채권 인수(700억원 규모) 등에서 총액인수 및 금융자문 역할을 맡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한BNP파리바는 투자자를 모아 사모 형식으로 해외 및 대체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기 비지니스 모델에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결국 딜소싱 능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협업이 가능한 부분도 있으나, 결국엔 딜을 가져오는 계열사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시장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신한PE와 신한BNP파리바의 경쟁구도에 관심이 많다. 사업모델이 사실상 똑같은 상황인지라 두 회사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그나마 신한금융투자는 주선자로, 신한생명은 LP로라도 차별화가 되지만 이 둘의 사업영역은 중복 될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대체투자 담당자는 “좋은 딜이 있으면 신한BNP파리바로 가야 할지, 신한PE로 가야 할지 난감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내부 조율이 필요하겠지만, 결국엔 실력 있는 곳에 딜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조율 문제도 고민거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GIB(group Invest Bank)를 출범시키며 각 계열사의 IB부문을 매트릭스 조직으로 바꿨다. 이 조직에서 실제 IB부문을 컨트롤 한다고 하는데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력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단은 경쟁을 시키고 추후에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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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8월 1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