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에 팔 걷어붙인 신한금융투자
입력 2017.08.21 07:00|수정 2017.08.22 10:25
    일선ㆍ지원 부서 모두 부동산 PF에 '열중'
    부동산 PF, 단기간 내 수익낼 수 있는 사업
    신한금융, 신한금투 '수익성 관리' 나선 듯
    • 신한금융투자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욕심을 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관리 아래에서 부동산에 보수적인 기조를 오랜 기간 유지해오던 신한금융투자의 이 같은 '태세 전환'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초 완공 예정인 '상암 푸르지오시티'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JB상암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라는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신한금융투자는 해당 사업에 PF 대출ㆍ브리지론(bridge loan) 등 750억원 가량의 금융과 자문을 제공했다. 지하 8층ㆍ지상 18층 규모에 사무용 건물 1동ㆍ주거용 건물(오피스텔) 1동으로 구성했으며 사무동은 신한금융투자가 선(先) 매입했다. 주거동은 일반 분양을 마쳤다.

      요즘 신한금융투자는 '제2의 상암 푸르지오시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수 후 재매각(sell-down)을 통해 우발채무 잔액을 크게 늘리지 않겠다는 전략은 여전하지만, 사업지 개발ㆍ금융 주선할 신규 사업지 발굴에 영업 등 일선(front) 부서부터 위험관리 등 지원 부서까지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전언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그간 신한금융투자는 부동산 PF를 깐깐히 대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나중에 드랍하기는 했지만 개인 차주가 제주도에 유원지를 짓는 사업 주선까지 검토한 적도 있어 놀라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전통적으로 부동산 PF에 열중하지 않았던 증권사 중 하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신한금융지주가 '부동산 경고령'을 내린 영향이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수 년 간 우발채무를 5000억원 내외로 관리해왔다. 지난해에도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잔액 비중 20% 미만으로 업계 10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작년 말을 기점으로 신한금융지주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2013년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든 이후 PF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져서다. 부동산 시장에 적극 참여했던 증권사가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6년 증권사 ROE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메리츠종합금융증권(14.0%)과 3위 교보증권(8.9%) 모두 부동산 관련 사업에서 재미를 봤다. 이 기간 신한금융투자는 4.4%의 ROE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신한금융투자의 수익성 관리에 칼을 뽑아들었다고 해석한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한금융투자는 은행계 금융지주 자회사답게 은행 문법으로 영업해온 경향이 있었다"면서 "KB금융지주의 추격에 쫓긴 신한금융지주가 GIB 조직을 선보이면서 '힘 실어줄 테니 돈 벌어오라'고 요구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실제로 부동산 PF는 증권사가 단기간 내에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한 대형 증권사 부동산금융 담당자는 "증권사의 사업 영역 중 중개(brokerage)ㆍ기업공개(IPO) 주선ㆍ주가연계증권(ELS) 발행ㆍ인수금융 등은 시장이 한정돼 있어 의욕만 갖고 무작정 키우기가 어렵지만, 부동산금융은 사업장의 위험도를 따져 투자 및 대출 집행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