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한 '음양사'에 사활 걸어
-
카카오가 올 상반기에만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내며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게임사업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게임 채널링 서비스는 물론 게임 퍼블리싱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근 출시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음양사의 성공 여부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기준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카카오는 올 2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 23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보다 7% 증가한 수치다.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 덕분이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2% 늘어난 1350억원으로 전체 콘텐츠 부문 매출의 절반에 해당된다.
-
명실상부 카카오의 주력 사업인 게임 사업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올 2분기 게임 사업이 벌어들인 매출은 786억원으로 나쁘지 않지만, 작년부터 매 분기 유사한 수준의 성적에 머무르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IPO를 통해 공모 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카카오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내부의 우려도 감지된다.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IPO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
실제 카카오는 카카오 내 게임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들을 정리하며 상장 작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월 중간지주사 카카오게임즈홀딩스를 세워 게임 관련 계열사들을 정리했고, 지난 16일엔 카카오 내 게임사업부와 카카오게임즈를 통합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4월 남궁훈 대표를 영입하며 기존에 집중하던 카카오톡 기반 채널링 서비스 외 퍼블리싱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단순히 카카오톡 플랫폼(for kakao)에 게임을 붙이는 채널링 서비스와 달리 퍼블리싱은 게임 서비스 운영과 마케팅 등 전반을 직접 챙긴다.
하지만 그간 카카오가 퍼블리싱한 게임들은 대작 게임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고 직접 개발한 게임 역시 성적이 부진했다. 올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도 게임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드러났다.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쓴소리도 나온다. 영업이익 면에선 채널링보다 퍼블리싱의 기여도가 높지만, 매출 순위 상위권에 든 게임 가운데 카카오가 퍼블리싱한 게임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의 밸류에이션을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시장 컨센서스는 여전히 회사의 기대치보단 낮은 수준"이라며 "펜타스톰이 그나마 매출 10위권 근처까지 올라오면서 기대감이 커졌지만 얼마 안가 다시 매출 순위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달 초 출시한 모바일 RPG 음양사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음양사는 중국 게임 개발사 넷이즈가 개발한 게임으로 카카오가 국내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음양사 실적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 특색이 강한데다 일본풍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국내 유저들의 취향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이즈가 개발한 게임 중에서 국내에서 잘 된 게임이 거의 없어 중국이나 일본에서처럼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임 시장의 경쟁 강도가 점차 심화하는 외부 변수도 있다. 리니지 시리즈 게임이 여전히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올 하반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MMORPG)을 비롯해 테라·아이온·세븐나이츠 등 이미 국내서 성공을 거둔 게임 IP(지적재산권)를 이용한 신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음양사가 매출 순위권 10위권을 6개월간 유지하는데 반짝 출시 효과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상장 전에 히트 게임이 나오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고, 남궁훈 대표 역시 취임 이후 이렇다할 성과를 보인 것이 없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8월 13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