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환경 비우호적인데 '페이' 위협까지
은행계 카드사는 은행이 흡수하면 되지만
신평업계 "비은행계 카드사 예의주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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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사업자의 선전에 기존 금융권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온라인 결제 시장의 성장과 함께 순조로운 성장세를 기록해 온 기존 지불결제대행(PGㆍPayment Gateway)사는 물론, 결제시장의 터줏대감인 신용카드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빅(big) 4 간편결제 사업자인 네이버ㆍ삼성전자ㆍNHN엔터테인먼트ㆍ카카오페이는 각자의 '무기'를 내세워 온ㆍ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페이는 PG 서비스 내재화에 한창이다. 강력한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온라인 결제 시장을 수직 계열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삼성전자는 높은 스마트폰 단말기 보급률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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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ㆍ체크카드를 기반으로 한 국내 PG업계 1위 회사인 KG이니시스의 최근 주가 추이는 '페이 열풍'에 밀린 기존 사업자의 위상을 보여준다. 2015년말 2만2000원에 달했던 주가는 현재 1만원대 초반으로 반 토막 났다.
2015년 상반기 0.43%였던 PG 수수료 마진율은 지난해 4분기 0.36%로 뚝 떨어졌다. 40%를 넘나들던 연간 영업이익 성장률은 10%대로 내려앉았다. 모바일 PG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G모빌리언스의 성장세도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네이버·현대카드 등 기존 고객사들이 PG 서비스를 내재화한데다 결제 시장의 경쟁이 격해져서다. PG업체인 올앳을 인수해 온라인 결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러시아 진출을 타진하며 페이코(PAYCO)에 투자하는 등 활로를 찾고 있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신용카드사의 고민은 더욱 크다. 정부 정책으로 인해 마진율은 줄어드는데 페이 시장이 성장하며 앞마당까지 침범하고 있다. PG 자회사를 만들고 부가통신(VAN) 계약을 바꾸는 등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민간 소비 대비 카드 사용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등 시장 성장이 끝난 상황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렇게 가다간 '신용공여' 역할만 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에는 결제일-대금 지급일 간 짧게는 15일, 길게는 45일에 이르는 틈이 생긴다. 신용카드사가 고객의 신용을 바탕으로 단기간 신용공여를 제공해서다. 할부 구매 역시 전통적인 신용공여다.
신용카드사의 조직이 축소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뒤따른다. 지난 2003년 카드 사태 직후처럼 모(母) 은행의 사업부로 재편입되거나 금융그룹 내 다른 자회사와 합병하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삼성·현대·롯데 등 의지할만한 금융 모회사가 없는 비은행계 신용카드사는 운신의 폭이 더욱 좁다는 평가다. 이들 중 일부 회사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 신용평가사 금융 담당 연구원은 "신용카드사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산업 변화에 따른 악영향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비은행계 신용카드사는 매각 여부를 별도로 살피는 한편, 일단 올 하반기에는 수익 방어 여부ㆍ비용 효율화 수준ㆍ사업 다각화 노력 등을 검토해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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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9월 1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