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제마뎁 물류사업부 인수 재추진
첫 도전보다 불확실성 커진 인수전…경쟁 과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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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물류사 '제마뎁'의 매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제마뎁 측과 순조로운 협상을 전개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태광실업이 돌연 협상을 보류한 것이다. 이에 수년간 제마뎁에 관심을 보여 온 CJ그룹에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 왔다.
CJ의 제마뎁 인수 재도전은 그리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광실업 사례처럼 매각 측이 협상 내용을 갑자기 바꾸거나 새로운 인수 후보 등장에 따른 인수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광실업의 제마뎁 인수 협상이 난항을 보이면서 과거 수년간 제마뎁 물류 사업 인수에 오래 공을 들였던 CJ대한통운도 다시금 움직이는 모양새다. CJ대한통운은 상장회사인 제마뎁이 보유한 제마뎁 로지스틱스(Gemadept logistics)를 비롯한 물류 자회사와 관련 사업부를 떼내어 사들이는 형태의 거래를 진행해왔다. 제마뎁에 대한 추가 실사가 이뤄지면서 태광실업에 뺏겼던 인수 기회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그룹은 CJ대한통운을 인수 주체로 내세워 제마뎁 물류 자회사 등 관련 사업부 인수 작업에 나선 움직임이 포착된다. CJ는 이달 내 인수 마무리를 목표로 구속력 있는(Binding) MOU에 담을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두고 현재 제마뎁 측과 막바지 조율 작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CJ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가격으로 제마뎁을 무사히 품에 안을 수 있을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첫 협상 테이프를 끊었을 때와 비교해보면 인수 여건이 그닥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 기업 인수 거래를 진행해 본 IB 관계자들은 협상을 진행하는 데 있어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은다. 태광실업의 인수 과정에서 전해진 가장 큰 문제점도 매각 측의 인수 가격에 대한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였다.
태광실업은 제마뎁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베트남 인베스트먼트 그룹(VIG)이 보유한 전환사채(CB) 전환 주식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내용의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양 측은 올 6월 구속력을 갖춘 각서를 체결하고 이후 3개월간의 가격 협상을 진행했다.
태광실업은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본실사를 진행했고 이에 기초해 허용된 범위 안에서 일부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매각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VIG 측은 당초 가격 협상 초기 단계에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인수 가격에 별다른 불만을 표출하지 않다가 협상 태도를 갑자기 바꾸며 이보다 높은 수준의 매각 대금을 태광실업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부터 양측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파국을 맞았다.
인수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해질 여지도 있다. 가격 협상에 시간이 소요된다면 태광실업 사례처럼 새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태광실업은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였음에도 VIG로부터 사전 공식 통보도 없이 일본의 한 업체를 새 인수 후보로 받아들여야 했다. 1차전이 국내 기업 간의 경쟁이었다면 2차전은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경쟁이 될 수 있어 매각 측은 자연스레 매각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쓸 수 있다는 지적이다.
CJ 입장에선 방어장치를 미리 준비하는 작업의 중요성이 커졌다. 매각 측이 신의성실 원칙에 위반되는 행태를 보일 때 가처분소송 등의 법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조항들을 계약 조건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넣을 수 있느냐에 따라 거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태광실업은 매각 측이 일방적으로 계약 내용을 위반할 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조항을 마련하지 못해 별다른 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협상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M&A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M&A 시장에 발을 담그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까진 의미 있는 큰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키진 못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딜(Deal)을 진행할 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인수 측과 매각 측이 거래 초반에 약속했던 거래 조건들이 변경되는 사례들이 빈번한데 CJ가 법무법인 및 외국계 IB들을 동원해 제마뎁 인수를 4여년간 추진했지만 실패한 것도 무관치 않기 때문에 이 딜의 향방은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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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9월 20일 15:4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