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려면 이달 중 PF 조달 마무리해야
일부 금융사 "기한 내 PF 심의 어려워"
-
한남동에서 고급 주택 단지를 짓는 대신F&I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금 조달을 서둘러야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일정이 촉박해 일부 금융사는 대주단 참여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신F&I는 특수목적법인(SPC) 디에스한남을 통해 옛 한남동 외국인 아파트 부지(한남동 680-1번지 외 29필지)를 개발하고 있다. 단지 이름은 '나인원 한남'이다. 지난 20일 용산구청으로부터 주택건설사업 계획 승인을 취득했다. 5만9182㎡ 규모의 부지에 전용면적 205~274㎡ 335가구를 짓는 내용이다. 시공사는 롯데건설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대신F&I는 분양가 상한제 관련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10월 말 국토교통부가 민간 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양가가 사업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대신F&I는 일정을 서둘러야 하는 처지다. 이르면 10월 중 분양 및 착공에 돌입할 전망이다.
분양가는 3.3㎡ 당 5000만원대 중~후반(공급면적 기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이내에 분양한 주변 단지(혹은 인근 단지) 분양가의 110%를 초과하지 않아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을 받을 수 있어서다. 나인원한남 인근에 있는 다른 고급 주택 '한남더힐'의 시행사는 작년 6월 제2차 분양 전환 당시 분양가를 5100~8150만원으로 책정했다.
대신F&I는 전체 사업비 약 1조4000억원 중 8000억원가량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한다. 선순위대출 6500억원ㆍ중순위대출 1500억원ㆍ후순위대출 1000억원 규모다. 트랜치(tranche) 별 금리는 취급 수수료를 포함해 각각 4%대ㆍ6%대ㆍ7%대로 알려졌다. 중순위대출에는 대신저축은행, 후순위대출에는 공동 주관사인 NH투자증권 참여가 유력하다. 자본금(equity) 1550억원은 대신F&I가 투자하기로 했다.
조달해야 하는 금액이 적지 않음에도, 정책 여파로 일정이 촉박해졌다. 추석 연휴 전 조달 계획 마무리를 목표로 대주단 구성에 열중이지만, 빠듯한 일정 탓에 기관투자자 중 일부는 PF 참여를 포기했다.
한 연기금 투자 담당자는 "8.2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가 모두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고급 주택 단지를 짓는 사업이라 고려할 부분이 많다"면서 "사업을 검토하다 일정 내에 투자심의위원회 등 절차를 마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금융 담당자도 "고급 주택은 일반 아파트 대비 분양 리스크가 커 면밀한 사업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은행이 선호하지 않는 사업인데다가 일정도 빠듯해 PF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주관사도 제2 금융권을 위주로 대주단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은행보다 PF 거래 종결(closing) 및 회수 기간에 대한 압박이 덜하고 캐피털사ㆍ저축은행은 수익성을 중요히 여겨 나인원한남 PF를 향한 제2 금융권 금융사의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9월 2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