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입 법안 정무위 통과
덤핑 경쟁 불가…수임료 수준 상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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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감사인 제도가 전면 개편됨에 따라 회계법인 수익 증대(?)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1일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상장회사가 6년간 감사인을 자유 선임한 후 3년은 감사인을 증권선물위원회 직권으로 지정 받기로 했다.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실상 지정감사제가 도입되는 것이다.
회계법인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정감사제 도입으로 수수료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때문이다. 지정감사 기간에는 이전보다 꼼꼼하게 감사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수임료를 요구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기업 입장에서도 회계법인 간의 경쟁입찰을 통해서 감사인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감사수수료를 낮게 책정하기 힘들어지게 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지정감사제가 도입될 경우 감사수수료가 이전보다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금도 회계부정이 의심되는 기업의 지정감사에 나설 경우 더 많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회계법인의 감사부문 수익 비중 증가가 예상된다.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의 영업 수익에서 감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으로 안진 회계법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2014년 36% 수준이던 감사부문 영업수익 비중이 지난해 33%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문 업무 등 다른 부문의 수익성 향상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감사부문은 제자리 걸음을 한 탓이다. 다른 회계법인 파트너는 "업체간 경쟁심화로 감사부문 수수료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라며 "이는 감사품질 저하로도 일정 부분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수료 상승은 감사 품질 상승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정감사제 도입 자체가 이전보다 철저하게 감사업무를 수행하라는 의미여서 그만큼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할 수 밖에 없다.
지정감사를 받는 기업에서 회계부정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회계법인이 떠안게 된다. 회계법인 입장에선 수익도 수익이지만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감사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다.
또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실패가 발생하게 되면은 가중처벌을 받게되는 등 감독원의 처벌 수위가 올라가게 된다"라며 "지정까지 해줬는데 감사에 실패한다는 건 회계법인들에 있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다만 상장사에 국한되다 보니 실제 수익 증가는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상장 중소기업의 경우 낮은 감사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기업들은 이번 지정감사 도입에서 제외됐다. 이전과 같은 관행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한 빅4 회계법인 파트너는 "상장사보다 비상장사의 감사품질 저하가 심각한데, 이번 개정에도 이런 부분은 반영이 안됐다"라며 "이들에 대한 감사품질 제고를 위해서라도 지정감사제 확대를 고민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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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9월 27일 08:4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