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재건축 수주 실패까지 겹쳐
"주택 의존도 높은 GS, 투심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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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역대 최대 규모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재건축 시공권 수주전에서 패했다. 재무 압박과 해외 사업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타격이 크다는 평가다.
채권 만기를 앞둔 GS건설은 자본시장 투심(投心) 변화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27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 1단지 공동 사업 시행 건설업자 선정 총회의 승자는 1295표(59.1%)를 얻은 현대건설이었다. GS건설에 표를 던진 조합원은 886명(40.4%)에 그쳤다.
반포주공 1단지는 GS건설에 특히 중요한 사업이었다. 수주에 성공했더라면 '주택 강자' 입지를 굳히고, 오는 4분기부터 시작될 재무 압박과 이어지는 해외 사업장 부실 등 부정적인 분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으리라는 분석이다. GS건설이 입찰 제안서 접수 두 달여 전부터 금융 주선사 유치를 위해 은행권과 접촉하는 등 이 사업에 큰 공을 들인 이유다.
GS건설의 '발등의 불'은 재무 압박이다. 작년 말 기준 단기 차입금만 1조271억원 규모. 내달에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내년 1~8월에는 7000억원 규모의 장기 기업어음(CP) 만기도 돌아온다. 최근 채권 시장에서 건설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GS건설은 회사채 신규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통로가 좁다는 관측이다. GS건설의 올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도 299.79%로 300%에 육박한다.
GS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 최근 GS건설이 보유 토지를 담보로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대출채권을 유동화하는 등 자산 유동화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증권사 건설 담당 연구원은 "최근 주택 시장 호조 덕분에 건설업계 수익성이 다소 개선됐지만, GS건설은 주택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나빠 현금흐름이 양호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주택 의존도가 특히 높은 GS건설의 반포주공 1단지 수주 실패는 자본시장 내 투심(投心)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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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장 부실도 현재 진행형이다. 올 상반기 GS건설의 해외 플랜트부문 매출 총 이익률은 마이너스(-) 18%. 작년 말(-3%) 대비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 같은 기간 주요 8대 건설사 중 해당 부문에서 적자를 낸 곳은 GS건설과 한화건설 뿐이다.
강남 재건축 시장 확장에도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건설사라면 '너 나할 것 없이' 욕심을 내는 압구정이 그 대상. 24개 단지·총 사업비 45조원에 이르는 매머드 급 사업지다. 당초 GS건설은 반포자이-신반포자이를 잇는 '반포 GS타운'을 조성한 뒤 같은 한강변을 공유하는 압구정에서도 승기를 쥐겠다는 계획이었다.
GS건설이 반포주공 1단지 수주를 위해 지출한 금액은 홍보비를 포함해 300억~4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GS건설의 수주 실패를 감안해 3분기 실적 추정치를 낮춰잡았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포주공 1단지 수주 실패에 따른 비용을 반영해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1384억원에서 857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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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9월 28일 11:2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