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는 해외 사업 확장...그룹도 "매각 없다"고 종지부 찍어
금융당국 규제·신규 경쟁자 등판에 치킨게임 심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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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카드사 매각 가능성을 유예하며 대형 매물을 기다렸던 카드업계에 아쉬움을 남겼다. 카드 업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덩치를 한번에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까닭이다.
당분간 카드업계는 진흙탕 속 혼전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평가다. 대형 카드사 간 시장 점유율에 변화의 조짐 보이고 있는데다, 정부의 압박도 심화하고 있다. 업계 개편은 미뤄졌고 신규 경쟁자는 시장 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집계된 신용카드 이용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대형 카드사의 이용실적 점유율에 변화가 감지된다.
3위와 4위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부문에서 KB카드의 1분기 실적은 21조, 2분기 실적은 22조로 집계됐다.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 1분기 22조, 2분기 22조를 기록했다. 2013년 이후 현대카드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던 KB카드는 연말 반전을 기대하고 이다.
상위사를 뒷따라 오고 있는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의 점유율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2015년 이후 우리카드가 약진하면서 중위권 카드사의 점유율 차도 좁혀지는 모양새다. 카드사들이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습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은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 파격적인 조건과 마케팅을 앞세워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주력카드를 사용하는 대신 여러 개의 카드를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형태로 사용자의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고객 유치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업계 점유율 6~7%를 차지하는 롯데카드의 M&A 가능성에 경쟁사들은 기대를 건 상황이었다. 롯데그룹이 지주회사를 설립하며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를 비롯한 금융사를 처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롯데카드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에게도 매력도가 높은 매물이었다는 평가다.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위권 카드사 입장에서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자리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중위권 카드사 역시 상위권에 있는 카드사와 대적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경쟁사를 손쉽게 따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사들이 점 찍어둔 매물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카드사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보이며 시장의 기대감을 잠재웠다. 지난 달 베트남 현지 카드사를 인수하며 사업 확장 의지를 보였다. 같은 달 롯데정보통신이 보유한 이비카드 지분 100%를 사들이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2일 롯데그룹은 중간금융지주사 허용 여부에 따라 금융사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당분간 사라지면서 다시 카드업계는 점유율 전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은행 대출 규제가 강화한 틈을 타 카드론 영업에 불이 붙었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자동차 할부시장에서도 카드사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카드사의 공격적인 영업 행태를 지적하고 있어 사업 확장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제 2금융권에 분기별 대출증가율이 전년 동기의 증가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분기 카드론 이용액은 약 9조원으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규 사업자의 등장도 예고돼 카드업계간 점유율 싸움은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신용카드업 인가를 받기 위해 내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연초 신용카드업 인가를 받을 계획도 있었지만 시점을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인하된데다 국내 사간 경쟁도 치열해 해외에서 신규 먹거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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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0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