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이미지로 글로벌 선두권 굳히는 코스맥스·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중소 ODM사에도 온기 확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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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Unilever)가 국내 토종 화장품 업체 카버코리아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높은 기술력에 더해 글로벌 이미지까지 얻으면서 코스맥스·한국콜마가 글로벌 톱티어 입지를 확실히 굳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스메카코리아 등 중소 ODM사들에도 훈풍이 이어질 지 관심이다.
화장품 ODM사들이 카버코리아 인수합병(M&A) 거래의 수혜자로 거론된다. 투자자들 역시 국내 ODM사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모습이다. 27일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주가는 각각 15만원, 8만5000원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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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유니레버가 카버코리아의 'AHC 아이크림'에 3조원을 베팅한 거래였던 만큼 제조사의 기술력이 다시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빅딜을 견인한 제품을 만든 곳이라는 입소문이 제품 수주에 도움이 돼, ODM사 입장에선 마케팅 면에서 '스토리'가 생겼다는 평가다. AHC 아이크림 제조사는 한국콜마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사는 제품 개발 및 생산은 ODM사에 위탁하고, 마케팅·유통만 담당하고 있다. ODM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ODM사가 나서서 제품 수주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들어오는 수주만으로 1년 치 생산능력(Capa)에 해당하는 물량을 거뜬히 채울 수 있다. 랑콤·입생로랑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글로벌 1위 화장품 브랜드사 로레알그룹 역시 ODM방식으로 제품을 납품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외에 동남아·미국·유럽 현지 해외 브랜드사 유치에 힘을 싣고 있던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고객사 확보 전략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기술력에 더해 이미지까지 양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 고객사로부터 발주 받는 데까지 통상 2~3년이 걸릴 정도로 새로운 브랜드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번 딜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었다"며 "전체 매출의 25%가 AHC 아이크림에서 나오는 한국콜마가 첫 수혜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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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DM사는 대규모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고객사를 넓혀가고 있다. 인터코스 등 해외 선두권 ODM사가 가내수공업 수준의 생산설비를 가진 것과 달리 코스맥스·한국콜마 등은 대규모 자동화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다. 최근 들어 빠르게 바뀌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서다.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은 최근 1~2년 새 BB크림→CC크림→쿠션제품 등으로 트렌드가 변화했다.
증권사 화장품 담당 연구원은 "글로벌 ODM사에 발주하면 1년이 걸리지만 국내 ODM사는 5주면 뚝딱 만든다"며 "대용량 공정에 증류수와 에센스 등을 넣기만 하면 되는 기초제품과 달리 색조제품은 인건비 등이 많이 들어 유행에 따라 제품 라인업을 만들기 위해선 ODM사에 주문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 높아진 K뷰티의 위상도 국내 ODM사의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스킨케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져 현지 브랜드사를 고객사로 끌어들일 여지가 커졌다. 미국·유럽 현지 브랜드사들은 전통적으로 색조제품에 집중해왔다. 실제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Sephora)엔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이 잇따라 입점했다. 대부분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ODM방식으로 만든 제품이다. 1위 편집샵인 울타(Ulta)도 올 들어 K뷰티 부문을 만들어 마스크팩 등을 입점시켰다.
대형사와의 기술 격차를 줄인 코스메카코리아·코스온 등 중소형 ODM사에도 덩달아 훈풍이 불 전망이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메카코리아가 최근 프랑스 라메르(Lamer)의 컨실러를 수주받는 등 중소형사들도 글로벌 브랜드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에 더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컨티어 ODM업체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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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0월 29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