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공여 규제 완화 여부에 관심
국회 계류…'공여 대상' 범위 두고 이견
"기업금융 늘리려면 한도 확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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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인가의 사전 심사 격인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끝났다. 미래에셋대우는 기관 주의를 받아 고비를 넘겼다. 이로써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의 뒤를 좇아 어음 발행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이제 이들의 관심은 기업 신용공여 규제 완화 여부다. 기업금융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신용공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미래에셋대우에 '기관 주의' 조치를 내렸다. 현행 제도는 '기관 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에 신규 사업 인가를 불허한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징계가 최종 확정되지만, 일단은 발행어음 인가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제 '다음 단계'는 기업 신용공여 규제 완화다.
현재 대부분의 초대형 IB는 신용공여 한도의 절반(자기자본의 50%)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증시 활황에 힘입어 주식담보대출 등 개인 고객의 신용공여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대형 증권사는 전국에 지점 수십여 곳을 보유해 신용공여 한도 확대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주장한다.
현행 법 상 종합금융투자 사업자는 신용공여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된다. 이를 200%로 확대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지만, 신용공여의 대상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정기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있다.
정무위는 한도를 높이는 대신 신용공여 대상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초대형 IB의 도입 목적인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목적이다. 대상을 창업·혁신기업으로 더 좁히는 방안이나 확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중소·벤처기업에 배분하도록 하는 방안 등 여러 의견이 오간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벤처·창업·혁신기업 등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중소기업 언더라이팅(underwriting)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증권사에 위험가중치가 높은 투자를 강제할 경우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협회 차원에서 전달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당국이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라 인가를 받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제재심 결과 및 발행어음 인가 여부보다는 조달 자금의 절반을 투자해야 하는 기업금융 업무와 이를 원활히 하기 위한 기업 신용공여 한도 확대에 더 큰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제재심을 거친 KB증권은 기관 경고 처분을 받았다. 옛 현대증권 시절 윤경은 대표 등이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당시 그룹 계열사였던 현대엘앤알의 사모사채를 인수하고, 현대유엔아이 유상증자에 200억원가량을 출자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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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1월 30일 22:2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