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해법은 '해외'에…M&A 등 공격적인 투자 시동
외부 차입 불가피…재무구조 악화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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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내 영화 사업 계열사가 해외 매물 찾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줄어들면서 영화 상영 사업과 배급업 모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서다. 공격적인 해외 사업 확장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인데, 투자 여력이 충분치 않아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CJ CGV와 CJ E&M은 시장에서 거론되던 영국 뷰 시네마(VUE Cinema), 터키 티켓 유통 사업체 인수 가능성에 대해 부인 공시를 내며 '설(說)'을 일축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CJ그룹의 영화 관련 사업부가 조만간 해외 M&A에 나설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 영화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해외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회사 안팎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영화 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 고속 성장하다가 2013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국내 영화 관객 수가 연간 2억명 수준에서 더이상 늘고 있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IPTV, 모바일 등 플랫폼과 웹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다양화로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영화 상영업을 하는 CJ CGV와 영화 배급업을 하는 CJ E&M의 실적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에 118억원의 순손실(연결기준)을 기록한 CJ CGV는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국내 상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억원가량 감소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CJ E&M 전체 매출에서 영화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18.5%에서 2016년 12%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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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영화 사업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특히 상영(CJ CGV) 부문은 2년 연속 부진하면서 '물갈이 인사'가 있었고, CJ E&M 내에선 영화사업부가 그간 대체 뭘 했느냐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투자자들 역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CJ CGV 주가는 2016년 14만원 선를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 7만원 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줄고 있는 국내 영화 시장의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선 해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해외 현지 상영 업체와 합작법인(JV)을 만들거나 직접 인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회사도 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영화 사업은 국내에선 이제 답이 없고, 해외로 극장을 넓혀야 한다는 게 내부 컨센서스"라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경우 그룹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사업인 만큼 CJ CGV와 CJ E&M도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재현 회장 복귀 이후 천명한 '4년간 36조원 투자계획'에 따라 6조원 안팎의 투자금을 엔터·미디어 사업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로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소다. 넉넉지 않은 실탄을 감안하면 외부 차입이 불가피해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는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을 지적하며 CJ CGV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9월말 CJ CGV의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1조원, 부채비율은 180%에 이른다. 같은 기간 CJ CGV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000억원이다.
신평업계 관계자는 "CJ CGV는 지난해 터키 마르스 인수 당시 맺은 TRS계약으로 우발채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 수익성 확보가 지연될 경우 재무구조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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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2월 03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