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의 '젊은 KB'...1960년생 이상 거취 '관심'
조재민 KB운용 대표, 임기 남았지만 실적·평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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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연임·행장 분리를 순조롭게 마친 KB금융그룹이 이달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진행한다. 주요 계열사 9곳을 이끄는 사장단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되거나 내년 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능력·실적 위주의 인사를 진행해 온만큼, 그룹에 대한 각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가 연임 여부를 판단할 핵심 근거가 될 전망이다. 지난 3분기말 기준 역성장을 기록한 카드와 운용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맏형 격인 KB국민은행은 일단 2년간 허인 행장의 리더십이 이끌게 된다. 윤 회장은 지난 11월까지 회장 및 행장을 겸임하며 국민은행을 순이익 기준 '리딩뱅크'로 탈바꿈시켰다. 이를 물려받은 허인 행장은 '수성'을 맡게 됐다.
다만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임 일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전의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1인당 생산성이 신한은행은 물론, 하나은행보다도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초임 행장'이 날을 세우고 있는 노동조합을 지나치게 의식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통합법인 출범 후 지난 1년간 '각자대표제'를 실험해온 KB증권은 일단 윤경은 대표·전병조 대표의 임기를 1년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증권은 증권을 아는 이가 맡아야 한다'는 윤 회장의 생각이 확고한데다,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다.
다만 KB증권은 내년 중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직 완결되지 않은 인수 후 통합(PMI)은 물론, 두 대표가 각각 맡은 분야의 시너지가 미진하다는 안팎의 비판이 이슈다. 단독대표 발탁을 염두에 둬온 두 대표의 승부처는 내년 상반기가 될거란 평가다.
차기 회장 후보로까지 추천됐던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도 연임이 유력하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규제완화로 손해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며 KB손해보험 역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다만 실손보험 제한 등 규제가 다시 강화되는 추세인데다, DB손해보험(구 동부화재) 등 경쟁사와의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은 양 대표의 부담이 될 전망이다.
KB국민카드는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윤웅원 대표의 거취가 안개속이다. KB국민카드의 지난 3분기말 기준 누적 순이익은 23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역성장했다. 카드론 등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하며 이익 기반이 불가피하게 축소된 측면은 있지만, 윤 대표 재임 기간 중 순이익 기준 업계 2위를 삼성카드에 내준 것이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능력을 보인 후 지난 2년간 KB국민카드를 이끌어온 윤 대표는 1960년생으로 허인 행장(1961년생)보다 연배가 높다. 윤 회장의 '젊은 KB' 구상과 맞물려 교체설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KB생명보험은 교보생명 출신의 보험 전문가 신용길 대표가 생명보험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대표가 이끌던 KB생명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순이익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74% 늘었다. KB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대표 교체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KB생명을 이끌 신임 대표로는 은행 출신 일부 부행장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보험 전문가가 이끌던 조직에 은행 출신을 내려보낸다는 시각이 부담이다.
KB캐피탈의 박지우 대표와 KB저축은행을 이끌던 김영만 대표는 일단 실적으로 보면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업계 1위를 노리기 힘든 상황에서 합리적인 경영을 했다는 평가다. 다만 박 대표는 1957년생, 김 대표는 1958년생이라는 나이가 윤 회장의 인사 철학과 다소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역시 올해 말까지가 임기인 박충선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연임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 2015년과 지난해에도 박 대표는 연임됐다. 다만 올해엔 실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53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악재가 겹치며 46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그럼에도 연임이 검토되고 있는 것을 두고, 지주 안팎으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임기와는 별개로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의 움직임도 금융권의 관심사다. 올 1월, 2년 임기로 취임한 조 대표는 KB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하다 회사를 떠난 뒤, 4년만에 다시 복귀해 화제를 모았다. 이전 KB운용 대표 시절 차명 계좌로 주식을 거래했다가 적발돼 '도덕적 해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조 대표 취임 첫해인 올해 3분기말까지 KB운용은 38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줄어든 것이다. 조 대표는 직전 직장인 KTB자산운용 대표 재임 시절에도 뚜렷한 성장세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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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2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