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가치 적용한 '테슬라 1호' 카페24
입력 2017.12.19 07:00|수정 2017.12.18 21:23
    국내 첫 PSR 단독 활용...넷마블은 PBR 동시 활용
    시총 4125억~5468억…평가는 엇갈려
    "5000억대 가치로 BW 조달 성공 전례"
    "대형사와 비교 어렵고 실적 불확실"
    • 카페24가 '한국형 테슬라 요건'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공모가 산정에 필요한 '유사기업'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선정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주가매출액비율(PSR)을 적용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10여년만에 투자자에게 풋백옵션을 부여하는 등 여러모로 '실험적 구조'가 엿보이는 공모라는 평가다.

      카페24는 지난 1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4만3000~5만7000원이다. 업종 분류 등을 기반으로 유사 기업을 선정,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4.9배의 PSR을 적용했다. 공정가치를 주당 6만6223원에 평가했고, 여기에 할인율을 최대 35.1% 적용했다.

      발행사와 주관사 미래에셋대우는 유사기업으로 '포털'을 선정했다. 카페24의 주력업종인 '호스팅업'을 영위 중인 상장사가 없어 선택권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는 가비아(PSR 0.7배)·네이버(5.9배)·카카오(5배) 3개사를, 해외에서는 쇼피파이(Shopify,14.1배)·베리사인(VeriSign, 9.3배)·윅스닷컴(Wix.com, 5.7배) 등 6개사를 선정했다. 국내 3개사의 평균 평균 PSR인 3.9배, 해외 5.9배를 산술 평균해 4.9배라는 수치를 도출해냈다.

      PSR은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벤처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때 활용하는 수치다. 국내에서 PSR을 단독으로 활용해 공모가를 계산한 사례는 사실상 카페24가 처음이다. 올 상반기 상장한 넷마블게임즈가 PSR를 활용했지만, 보수적인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함께 적용해 '완충장치'를 뒀다.

      이를 통해 계산한 카페24의 시가총액은 4125억~5468억원 안팎이다.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카페24는 올 8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당시 기업 가치를 5000억원대로 산정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상장 기대감에 장외(K-OTC) 주가도 연초 대비 5배 가량 올랐다. 현재 카페24의 장외거래가는 주당 5만원 안팎으로 희망공모가 밴드와 유사하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한다. 주관사는 카페24가 2018년 203억원, 2019년 3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예상 순익이 58억원임을 감안하면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카페24가 제시한 순이익 추정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주가순이익비율(PER)은 18~24배 수준이다. 코스닥 인터넷서비스 기업 상당수는 PER 15배 안팎에 주가가 형성돼있다.

      카페24를 PSR 배수 산출을 위해 선정한 유사 기업이 카페24와 규모면에서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시가총액이 10조~30조원에 달하고, 가비아는 800억원에 불과하다.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가 제각각인 만큼 공모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반 투자자에게 환매청구권을 제공하는 테슬라 요건 상장의 특징 때문이다. 주가가 상장 후 3개월 동안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이를 되사줘야 한다.

      이에 따라 주관사도 공모 물량을 최소화해 변동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공모 대상 주식 수는 기명식 보통주 90만주다. 상장 예정 주식 수 총량(886만3869주)의 10%를 약간 넘는 규모다.

      카페24는 내달 23~24일 이틀 간 수요 예측을 거쳐 26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같은 달 30~31일 청약을 거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