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투자 숨 고르기 돌입 전망
대규모 투자 대비해 체력 쌓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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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방면으로 진행된 신세계그룹의 신사업 투자가 내년엔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유통업의 위기'를 강조하는 가운데 공격적 투자 기조에서 벗어나 중장기 성장을 겨냥한 '빅딜'용 현금 쌓기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신세계는 연초 4조원대의 투자 계획을 공표하며 다양한 신사업을 진행했다. 이마트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을 개점했고, 신세계백화점이 시내면세점 사업 안착에 공을 들였다. 영국의 드러그스토어인 '부츠'를 한국에 들여오는 데 성공했고 2015년 설립한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통한 화장품 사업 투자에도 본격 매진했다.
다만 아직 이익을 비롯한 투자 성과는 높지 않았다. 가장 중점을 뒀던 복합쇼핑몰은 기대치를 밑도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을 기록하고 있다. 유통 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복합쇼핑몰의 경우 ROE가 7~8% 수준에 도달해야만 유의미한 투자가 이뤄졌다 볼 수 있다"라며 "그러나 신세계를 포함한 유통업체들의 복합쇼핑몰·아울렛의 ROE가 감가상각이 상당 부분 이뤄진 도심 백화점에 비해서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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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유통업 불황의 장기화를 감안해 내년엔 숨을 고른다는 전략이다. 그룹 내부에선 이미 선별적 투자를 통해 현금을 확보할 태세를 갖췄다. 수년 전부터 예정된 '스타필드 청라' 등의 복합쇼핑몰 투자와 트레이더스·이마트몰에 대한 중장기 투자를 제외한 건들은 모두 투자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그룹 내 팽배한 위기의식이 이런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외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간의 경계가 뚜렷하게 허물어진 가운데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이 독차지하고 있는 선두주자의 자리가 다른 업체와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정용진 부회장의 최근 관심사는 할인점 등 기존 유통 채널의 수익 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과 이를 통한 실탄 확보에 집중돼있다. 그룹 측 관계자는 "조만간 유통 업계 내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며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는 동시에 수익성을 대폭 개선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라는 메시지가 거듭 전달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동안은 실탄 마련을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한 걸음 물러선다는 전략이다. 그룹은 올해 M&A 시장에서 규모가 작은 '제주소주'만을 인수했을 뿐 적극적으로 명함을 내미는 모양새는 아니었다.
그룹 측 또 다른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공장이나 홈쇼핑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사실무근"이라며 "11번가의 경우 현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나 인수를 본격 재검토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투자자들 역시 신세계가 수년 안에 있을 수 있는 대규모 유통 빅딜에 대비한 기초체력 기르기에 집중할 시점이라 입을 모은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또 다른 유통 강자인 롯데그룹이 예측 불허한 대내외 환경에 둘러쌓인 가운데 이마트 입장에선 홀로 해외 유통 공룡들에 맞설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맞다"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도 "국내 유통사들의 전철을 밟은 일본 유통업계를 보면, 현재 양적 성장보다는 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의 M&A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라며 "이는 우수한 현금 창출력과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유통업체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마트가 강점을 보인 트레이더스와 이마트몰 등의 온라인 투자는 내년에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그룹에선 온라인 사업에 대한 투자를 최소 4~5년이 필요한 장기 투자로 보고 수익성과 무관하게 한동안은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미 올 하반기 한 차례의 대규모 현금화 작업에 집중한 바 있다. 서울 양평점·대구점 등 적자 이마트 점포를 일차적으로 매각하고 코스트코 지분 등의 부수적인 자산들을 정리해 약 3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연내 중국에 남아 있는 모든 할인점 점포들을 매각하면 추가로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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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2월 15일 15:3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