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인력은 실무진까지 10여 명 안팎
리그테이블 1위 낙점? '일정 조율'도 변수
-
2018년 기업공개(IPO) 시장의 '큰 손'으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하 씨티증권)이 떠올랐다. 주관사단에 합류했지만, 길게는 수 년간 공모가 이뤄지지 않았던 초대형 빅딜(big deal)들이 내년에 일거에 쏟아져 나올 수도 있는 까닭이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몇몇 거래의 공모 시기가 우연히 겹칠 경우 씨티증권이 인력 부족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2018년 IPO 시장은 비교적 호황이였던 올해보다도 더 뜨겁게 달아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가 내년 상장 의사를 타진했고, 교보생명도 더 이상 상장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비리혐의 재판 1심에서 비교적 가벼운 형을 선고받으며 호텔롯데도 상장의 군불을 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이들을 증권가에서는 '2018년 4대 천왕 IPO'라고도 부른다. 이들의 예상 공모 규모를 모두 합치면 15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 중 '4대 천왕' 상장 주관사단에 빠짐없이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건 씨티증권 뿐이다.
SK루브리컨츠 IPO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CS)·미래에셋대우와 함께 공동 주관사로 선정됐다. 현재 대표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과 자문사단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상반기 중 공모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IPO 주관사단에도 씨티증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11년 현대오일뱅크가 IPO를 추진할 당시 메릴린치 등과 함께 공동 주관사로 선정됐다. 당시 평가했던 현대오일뱅크의 시총은 7조원가량, 공모 규모는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IPO가 유력시되는 교보생명의 상장 주관사 후보로도 씨티증권이 거론된다. 씨티증권은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등과 함께 교보생명의 자본확충 컨설팅을 맡았다. 컨설팅에 참여한 자문사에게 상장 주관사도 맡길 가능성이 크다. 씨티증권은 최근 교보생명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도 참여했었다.
국내 증시 개장 이라 최대 상장 공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롯데 주관사단에도 씨티증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메릴린치와 함께 대표주관사를 담당하고 있다. 대표주관사에게 50~70% 안팎의 공모 물량을 배분하는 국내 관행상, 상장만 성사된다면 씨티는 올해 IPO 리그테이블 주관 1위를 노릴 수 있는 실적을 쌓을 수 있다.
씨티증권이 2018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기 위해 남은 건 '일정 조율'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규모 조직을 항시 유지하기 어려운 외국계 증권사 특성상, 조(兆) 단위 거래의 공모 일정이 지나치게 겹쳐버리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까닭이다.
현재 SK루브리컨츠는 상반기, 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상장을 계획하고 있어 아직까진 일정 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 교보생명과 호텔롯데가 정말 2018년중 상장할 지, 공모를 진행한다면 '언제'할 지가 변수다.
국내 대형 IPO에서 두각을 드러내 온 씨티증권은 원준영 자본시장부 전무를 포함, 3명의 임원이 해당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실무진(working group)은 10여 명 안팎이다. 실무진은 IPO를 포함한 주식 관련(ECM) 거래와 인수·합병(M&A) 업무를 겸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증권은 지난 2016년 5월 호텔롯데 IPO에는 5명을, 같은 해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올 4월 넷마블게임즈에는 각각 9명씩을 투입했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거래가 진행돼 인력을 '집중'할 수 있었다.
국내외 증권사 관계자들은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내년 예상 거래 리스트를 뽑아봤는데, 모두 상장에 성공한다면 씨티증권이 부동의 1위가 될 것으로 계산됐다"며 "무산되고 연기된 상장 거래들이 일시에 몰린 탓이지만,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 있는 여건은 갖춰진 듯 하다"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0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