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연기…불확실성 예의주시하는 인수금융업계
입력 2018.01.26 15:09|수정 2018.01.26 15:09
    산은 "평가 미비…호반 우협 선정 연기"
    갑작스런 '연기 결정'에 금융권 예의주시
    "산은, 매각 또 번복할 수 있다" 관측도
    •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연기됐다. 인수금융을 기다린 금융권은 대우건설 매각의 재추진 또는 무산 가능성 등등 상황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26일 "호반건설의 우협 선정 관련, 현재 최종 입찰 제안서에 대한 매각 자문사의 평가가 종료되지 않아 이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산은은 자문사의 평가가 끝나는 대로 이사회를 개최, 우협을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매각추진위원회 등 관련 절차의 소요 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중 우협을 선정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호반건설의 우협 선정을 점치는 분위기가 짙었다. 호반건설의 인수 자문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도 이주 초 금융권을 대상으로 대우건설 인수금융 관련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접수했다.

      대우건설은 '가뭄'이 예상되는 인수금융업계에서 놓칠 수 없는 대어(大魚)로 꼽혔다. 특히 최승남 호반건설산업 대표(전 우리은행 부행장)와의 인연 덕분에 유력 주선 후보자로 꼽힌 우리은행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조건(금리 5%대)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던 상황이었다.

      한 금융사 인수금융 담당자는 "대우건설 인수금융은 '우리은행에 우선권이 있다'는 얘기까지 돌아 기대를 안 하고 있었지만, 호반건설이 우리은행의 제안을 불만족스러워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를 검토하던 중이었다"면서 "호반건설의 인수 자문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등에 접촉을 시도하던 금융사도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의 우협 선정 연기로 금융권, 특히 인수금융업계는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절차가 시작된 지 3개월가량이나 지났는데 입찰 제안서 평가 때문에 매각 일정을 연기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얘기다. 대우건설 매각이 재차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금융사 인수금융 담당자는 "정치권 등 '외풍'에 민감한 산은은 여러 차례의 M&A 거래를 무산시킨 전력이 있지 않느냐"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대우건설 대신, 다른 대형 딜(Deal)인 ADT캡스 매각에 매진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