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지분 80% 매각 혹은 유동화 검토 중
진성매각 의지 없다는 평가도...박삼구 회장 측 일부 지분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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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광화문 금호사옥 인수를 포기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사옥 보유 지분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면서 자산 매각을 요구하는 시장의 압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사옥 매각 조건에 따라 그룹의 유동성 확보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최근 주요 지분을 박삼구 아시아나그룹 회장 측근에 넘겨 진성매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광화문 본관 사옥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선매수자가 사라지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옥 지분 80%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호사옥은 아시아나항공가 80%, 케이엠티제이차가 15%, 동부화재가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지분은 2010년 금호타이어가 매각한 것으로, 금호타이어에 올해 2월 중순까지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한 바 있다.
콜옵션 만기가 다가왔지만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를 포기했다. 금호타이어가 사옥 가치 판단을 목적으로 감정 법인을 선정했다는 일부 보도도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전용면적이 크지 않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사옥을 이전하게 될 경우 수익성이 크지 않을 것을 우려해 내부적으로 콜옵션 행사 계획을 접었다"고 언급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11월 국내 신용평가사들에 재무구조 개선 방안 중 하나로 광화문 사옥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유동화하는 방안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경쟁 심화와 차입금 부담 확대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다. 신용평가사들은 그룹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선 보유 자산 매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지만 마땅한 자산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 1월 금호개발상사가 케이엠티제이차에 보유지분 15%를 188억원에 매각한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지분 가치는 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매각 조건이다. 금호사옥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인연을 끊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아무 옵션없이 매각한다면 시장에 부채 상환 의지는 알릴 수 있겠지만, 옵션없이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진성매각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호개발상사의 주식을 사간 케이엠티제이차는 금호아시아나 출신의 정승원 웰투시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세운 회사다. 사실상 박삼구 회장 대신 지분을 맡아주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진성매각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해당 건물을 유동화하거나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형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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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01일 13:2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