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대표 글로벌 파트너 및 한국 최대주주...LG전자 출신 상두환 이사 등
르네상스 호텔 재건축팀과 친분...정용진 부회장과 인맥도 잘 알려져
벤처투자사로 대형 블라인드 PEF는 부족..신세계 투자 위해 자금조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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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온라인 통합 선언과 1조원대 외부투자 유치가 연일 화제다. 기대감이 커 투자자로 뽑힌 회사들에도 관심이 모인다.
신세계는 MOU 체결 발표자료에서 "BRV캐피탈매니지먼트'(BRV Capital Management)와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를 순서대로 소개했다. 이 가운데 '앵커 투자자' 역할이 예상되는 어피니티는 OB맥주ㆍ하이마트 등의 성과가 잘 알려진데다, 작년말 4개월만의 6조원대 블라인드 펀드(PEF) 모집으로 다시 유명세를 탄 회사다.
반면 BRV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다. 신세계는 "페이팔 최초 기관투자자이자 "페이팔 마피아"를 키워낸 것으로 저명한 실리콘밸리 소재 블루런벤처스로부터 출범된 글로벌 성장투자플랫폼"이라는 설명을 배포했다.
◆노키아서 시작한 5인 파트너 체제...윤관 대표는 '글로벌 파트너'
블루런벤처스는 1998년 노키아그룹이 최초 30%가량 자금을 댄 벤처캐피탈 '노키아벤처파트너스'(Nokia Venture Partners)가 원류다. 그러다 2005년 세 번째 펀드를 만들면서 노키아란 이름을 떼고 독립, '블루런벤처스'란 이름으로 개명했다. 이 무렵 운용자금(AUM)은 약 1조5000억원 가량.
이베이 전자결제 도구 '페이팔'에 대한 초기투자로 유명해졌다. 다만 사모펀드(PEF)가 아닌, 벤처투자 기구여서 개별투자 단위는 100만달러~500만달러 수준이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다른 벤처캐피탈처럼 '유한회사'(LLC)형태로 운용돼 왔다. 주요 파트너들이 운용사에 직접 출자하고 투자금을 모아 펀드를 운용한다. 초기에는 지역 구분 없이 미국과 유럽, 인도, 중국, 한국 등에 회사를 골라 투자했다.
이후 운용펀드를 나눠 미국과 아시아 펀드로 나눠서 투자해왔다. 운용역들도 '미국팀'과 '아시아팀'으로 나눠 활동 중이다. 펀드 운영 과정에서 개별펀드를 조성하면서 이를 담당할 운용사(GP)를 그때 그때 설립하는 방식이 자주 쓰인다.
회사를 관리하는 핵심 파트너(General Partner)는 총 5명이다. 창업자이기도 한 '존 말로이'(John Malloy)와 함께 '조나단 에빙어'(Jonathan Ebinger), '셰릴 청(Cheryl Cheng)이 미국 펀드를 맡고 있다. 나머지 2명이 LG그룹 맏사위로 알려진 '윤관', 그리고 중국인 '주이 탕'(Jui Ta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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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생인 윤관 대표는 고(故)윤태수 대영알프스리조트 회장의 차남으로, 미국 스탠포드대 경제학과(B.A.)에서 학부를 졸업한 후 스탠포드 대학원 통합과정인 MS&E(Management Science & Engineering)에서 석사(M.A.)를 받았다. 졸업 후인 2000년 미국 현지에서 노키아벤처파트너스로 입사, 역량을 인정받아 2005년부터 공동 파트너 지위를 달았다. 유학 당시 만난 것으로 알려진 세 살 아래인 LG그룹 구본무 회장 장녀 구연경씨와 2006년 미국에서 결혼했다.
흔히 블루런의 '한국대표'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한국 대표를 임명할 권한을 가진 글로벌 파트너다. 블루런 아시아 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회사(Master GP)의 지분 70%가량도 윤관 대표 소유로 전해진다. 아시아팀은 대부분 해외에서 자금을 받아 역외에서 펀드를 설립, 이를 통해 한국에도 일부 투자를 단행해 왔다.
◆한국 운용역들은 부침 잦아...르네상스 호텔 재건축 팀과도 친분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BRV 코리아 어드바이저스'(BRV Korea Advisors Co. Ltd.)라는 회사로 활동해왔다. 다만 운용역들의 부침이 적지 않았다.
캐나다 국적으로 KTB네트워크ㆍCDIB등에서 활동한 황정준 상무가 한국 사무소 초창기부터 10년 넘게 꾸준히 활동했으나 2015년 6월 퇴사, 이후 엠벤처투자로 자리를 옮겼다. KT에서 비씨카드 인수 등을 담당했던 한동현 전략투자담당상무가 2013년 3월부터 BRV코리아의 대표이사로 활동했으나 2년여만인 2015년 6월 회사를 떠났다.
이후에는 현재 테헤란로 옛 르네상스호텔 재건축 사업을 맡고 있는 이상준 대표가 블루런에서 1년6개월간 활동했다.
같은 시기에 국내 글로벌IB 1세대로, UBS 및 골드만삭스 한국대표ㆍ하나IB증권 대표ㆍKB국민은행 대기업담당 부행장 등을 역임했던 이찬근 대표가 한국대표로 참여하면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찬근 대표 재직기간도 2015년 6월~12월로 단 7개월에 그쳤다. 이 무렵 블루런은 국내에서 신규 펀드를 마련하려했으나 성사시키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2016년 11월 LG전자 출신 상두환 전 상무가 블루런 사내이사로 참여,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64년생으로 미국 일리노이 대학(UIUC) 출신이며 LG전자에서는 MC사업부(스마트폰 담당) 상품기획팀장을 역임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르네상스 호텔 재건축 팀과 인맥이 유명하다.
르네상스호텔은 원주인이었던 삼부토건의 부실로 매각을 진행, 몇번의 유찰끝에 2016년 8월 'VSL코리아'(현 다올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VSL코리아 신흥우 회장의 사위가 부동산개발회사 SLI의 이상준 대표로, 현재 관련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때 매각자인 삼부토건 3세 조창연씨도 일부 참여해 화제가 됐다. 이상준 대표는 SLI원ㆍSLI투 등의 회사에도 참여했고 이들은 지난해 8월 실버레인인베스트와 함께 '마크스 유한회사'로 합병됐다.
이들 상당수가 BRV코리아와 연관을 맺었다. 이상준 대표가 BRV코리아의 '상무'를 역임했다. 조창연 씨는 BRV코리아의 '고문'이란 직함을 달기도 했다. 1980년생인 이상준 대표는 윤관 대표의 스탠포드대 동문이자 후배이기도하며 윤관 대표와는 2008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BRV에 합류해 미국과 한국에서 함께 활동한 이력이 있다.
거꾸로 현재 BRV코리아의 사내이사인 상두환 이사가 올 1월1일부터 르네상스 호텔 재건축을 총괄하는 '다올이앤씨'(VSL코리아의 후신)의 사외이사로 취임했다.
재계와 투자업계에서는 윤관 대표와 정용진 부회장간의 '친분'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블루런이 이번 딜에 참여할 수 있었던데는 이런 인맥관계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로터스 펀드 등으로 역외기반 활동...신세계 투자금은 따로 모아야
블루런이 운용하는 펀드 대부분은 홍콩이나 역외 기반으로 설정돼 있다. 국내에서 활동이 잘 알려진 펀드는 'BRV Lotus Fund 2012, L.P'로, 총 1억7680만달러(한화 약 2000억원) 규모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가 해외VC외자유치펀드를 통해 이 펀드에 8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블루런은 이 펀드를 통해 2013년 GS홈쇼핑에 210억원을 투자했다. 2015년에는 엔텀메이트 투자로 '대박'을 예견하기도 했다. 이 투자에는 구본무 회장 사촌동생인 구본천 대표가 총괄하는 LB인베스트먼트가 함께 했다. 이외에도 해당 펀드에서는 서울도시가스 계열 썬텔 등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이외에 'BRV Lotus Growth Fund 2015 L.P.'등을 통해 에스티팜 등에도 투자를, 'BRV LOTUS LIMITED'펀드로 국내에서 청호컴넷, 하이로닉, 엘앤케이바이오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작년 2월에는 BRV Lotus International Limited 펀드가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글로벌 진출지원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 120억원 가량을 출자받았다. 역외에 마련된 이 펀드는 최초 5억 달러 목표로 자금이 모집됐다.
다만 이번 신세계에 대한 1조 투자를 위해서는 별도로 자금을 모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벤처투자로 주력하다보니 아직까지 단일건으로 이 정도 규모를 감내할 블라인드 펀드가 없기 때문. 향후 자금이 어떤 형태로 얼마나 조달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딜 구조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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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01일 14:5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