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중심 롯데, 수출 중심 삼성전자와 상황 달라"
펀더멘탈 개선 여지 적어 계열주식 매력도 떨어진다는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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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총수가 법정구속 됐지만 이를 두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그룹 시가총액 대비 시장 지배력이 크지 않은데다가 내수 중심이라는 점, 그리고 개별 계열사에 대한 관심도 높지 않다는 평가다.
신동빈 회장 1심 선고 다음날인 14일, 롯데그룹주는 단기적인 영향을 받았다. 롯데지주는 이날 전일대비 6% 이상 하락한 6만2000원을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칠성, 롯데쇼핑도 전날보다 1~4%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도 장 초반엔 불안정한 주가를 보이다 오후 들어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내 재계 5위라는 시장 지위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의 악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다수 의견이다.
국내 한 연기금의 주식운용 담당역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를 주로 하고 있다"며 "운용 포트폴리오 내에서 롯데그룹 비중이 크지 않아 이번 사안이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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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업계 톱티어 수준의 계열사가 많지 않은데다가 개별 계열사별로 펀더멘탈 개선이 쉽지 않아 기관투자가들의 시야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국 사드(THAAD) 보복으로 이익이 급감해 2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이 양호한 롯데케미칼, 롯데첨단소재 외엔 적극적으로 담고 있는 롯데 계열 주식은 없다"며 "유통업에서도 더이상 톱티어가 아니고, 면세점과 중국 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매력적인 종목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총수 부재로 인한 투자 축소 가능성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다만 롯데그룹이 내수 기반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피해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투자 결정이 지연되면 중소 협력사 수익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지만, 롯데그룹은 내수 소비를 기반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시장에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도 이같은 시장의 평가를 의식해 올들어 배당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펀더멘탈 개선을 중시하는 기관투자가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또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요즘 같은 금리 상승기에 배당주의 매력도는 떨어진다"며 "이익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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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14일 15:4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