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해외투자 장벽
고수익 쫓아 동남아로
"초기와 후기단계 사이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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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벤처투자촉진법 입안을 추진하고 있다. 벤처투자 펀드를 일원화하고 투자업종 규제와 창업투자회사 설립 기준 등 각종 규제를 풀었다. 벤처투자 업계는 해외투자 장벽이 낮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니치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14일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상반기 중 벤처투자촉진법(가칭)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오는 하반기 중 국회 심의·의결 과정을 거쳐 내년 1월 법안 시행에 나설 예정이다.
벤처투자촉진법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현재 특별법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특법)을 통합한 법안이다. 정부는 창업투자회사와 벤처펀드인 창업투자조합, 한국벤처투자조합(KVF)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해당 법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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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부분은 해외투자 관련 규제 완화다. 그간 창업투자조합을 운용하는 벤처캐피탈 업체들은 우선적으로 창업기업 등 의무투자비율(40%)을 충족한 뒤 해외 기업에 투자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괜찮은 투자 건을 발굴하더라도 기회를 놓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한 벤처캐피탈 운용역은 "지금까지도 해외투자가 완전히 막혀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새로운 법안으로 해외 기업에 투자할 때 선행 기준 충족에 대한 부담감이 줄고, 좀 더 빠르게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낮아진 해외투자 장벽으로 국내 벤처캐피탈 업체들은 동남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 특성상 높은 수익률을 거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높은 성장 속도와 20~30대 중심의 젊은층 인구 역시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중간 단계인 시리즈B 투자라는 틈새시장이 남아 있다는 점도 투자 수요를 높이고 있다. 소프트뱅크나 중국의 알리바바·텐센트 등 글로벌 투자사들이 주로 극초기 단계 투자나 대규모 금액을 투자하는 메가 라운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초기 투자 유치 이후 후속 투자를 유치해야 할 기업이 점점 늘어나면 해당 단계에 참여,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펀드 결성과 투자 집행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파트너스·KTB네트워크·인터베스트 등은 200억~500억원 규모의 동남아 타기팅(Targeting) 펀드를 만들어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 벤처기업을 발굴해왔다. 최근엔 동남아 현지 출자자(LP)를 모집해 동남아 전용 펀드를 만드는 곳도 등장했다.
투자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그간 국내 벤처캐피탈 업체들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해외투자 경험을 쌓아왔다. 앞으론 낮아진 규제 등에 힘입어 현지에 법인을 둔 국내 기업이나 순수 현지 기업으로 투자처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벤처캐피탈 운용역은 "미국·중국 시장에 비해 작은 자본시장 규모나 후진적인 시스템 등이 장애물이긴 하다"면서도 "글로벌 투자사가 투자할 때 투자회수를 니치마켓 공략 전략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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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14일 14:0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