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실했던 한국콜마 재무구조…CJ헬스케어 인수가 미칠 영향은
입력 2018.03.19 07:00|수정 2018.03.16 18:04
    실제 소요자금 많지 않지만 재무안정성 저하 불가피
    연결기준 순차입금 1천억대서 1조대로 증가
    양수 완료될 4월 중 A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커져
    • 한국콜마의 CJ헬스케이 인수를 두고 자본시장 업계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투자금융 업계는 재무적투자자(FI) 유치와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을 통한 인수금융 조달 등 각종 인수·합병(M&A) 기법을 활용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데 성공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반면 신용평가사를 위시한 크레딧 업계는 그동안 튼실했던 재무구조를 자랑해 온 한국콜마에 발생할 문제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순차입금이 급증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저하, 지금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은 커졌다.

    •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자본이 부족한 기업이 꺼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활용했다. 한국콜마는 SPC를 통해 CJ헬스케어 지분을 인수한다. 인수대금 1조3100억원 중 약 6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고, FI와 한국콜마가 7100억원의 자본을 출자할 계획이다. FI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PE, 스틱인베스트먼트, H&Q코리아가 참여한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지분(Equity) 인수를 위해 직접 마련해야 하는 자금은 3600억원이다. 이중 3000억원은 일반 차입과 전자단기사채(STB) 발행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600억원은 보유 현금을 활용한다. 인수금융으로 조달되는 6000억원에 대한 금융비용은 연간 약 280억원 정도다. CJ헬스케어의 과거 3년 평균 당기순이익이 465억원임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배당수익을 통해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CJ헬스케어는 제약사업부 매출액이 5000억원대로 업계 10위권인데다가 대기업에서 분사(Spin-off), 관리가 잘 돼있어 M&A 시장에서 희소성 있는 매물"이라며 "인수에 따른 한국콜마의 실투자 금액이 600억원에 불과함을 감안하면 비교적 성공적인 거래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크레딧 업계에서는 과도한 차입에 따른 재무 안정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회사의 자체 차입금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확대를 함께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금융비용 증가가 연간 400억원에 가까울 전망이다. 수익력 확대를 고려해도 금융비용충당능력의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인수금융과 회사의 차입금 확대로 연결기준 재무안정성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NICE신용평가는 “2017년말 기준 약 1150억원에 불과한 순차입금은 인수대금 지급 이후 1조원에 가까운 규모로 증가해 순차입금의존도가 4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7년 기준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합산 규모가 약 1800억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해도 인수 후 연결기준 총차입금/EBITDA는 6배를 웃돌 것으로 보여 인수 이전(2017년 3분기 누적 2.4배) 대비 재무부담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용평가사들은 인수가 완료되는 4월 중에 한국콜마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콜마의 신용등급(A)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인수 종결 이후 한국콜마의 연결기준 재무안정성이 현재 신용도를 훼손할 정도로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해 온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인수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인수 이후에도 끊임없이 수익창출력와 재무안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받아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콜마는 이러한 시장 의견에 대해 "CJ헬스케어 인수로 인해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지만, 반대로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투자 결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적극적인 투자로 영업익을 늘리고 차입금을 빨리 상환하는 편이 주주들에게 더 큰 이익을 주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