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후보·시기 등 이미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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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의 ING생명 투자는 확정된 '대박' 으로 꼽힌다.
2013년12월에 1조84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인수했다. 그 해 조성된 3호 블라인드 펀드와 함께, 캐나다 연기금 등을 초청한 '다산1호', 국민연금ㆍ행정공제회가 투자한 'MBK파트너스 3호의 2', 사학ㆍ공무원연금ㆍ새마을금고 등이 투자한 '다산4호' 등 여러 프로젝트 펀드가 동원됐다. 특수목적회사(SPC)에 보통주ㆍ우선주로 1조2000여억원, 인수금융으로 7000억원이 마련됐다.
2016년에 1조1900억원의 리캡을 단행, 기존 인수금융을 대체하고 남은 4000억원을 투자자(LP)에게 배당으로 줬다. 또 작년 기업공개(IPO)로 구주 40.85%를 매출, 1조1055억을 회수하여 인수금융을 모두 갚았다.
이와 별도로 2013년~2017년말 기준 확보한 배당이 5400억원에 달한다. 또 최근에는 별도로 1조4000억원의 만기3년짜리 리캡을 진행, 투자자에게 배당을 계획 중이다.
ING생명에 투자한 출자자 입장에서 보면 1조2000억원을 투입해 4000억원(2016년 리캡 배당)+5000억원(ING생명 배당)+1조4000억원(2018년 리캡시 배당)=2조3000억원을 이미 받게 되는 형태다. 그리고 경영권 매각이 3조원에 단행된다면 2018년 리캡 인수금융 1조4000억원을 뺀 나머지 1조6000억원이 다시 수익으로 들어온다. 원금대비 3배는 가뿐히 넘는 수익을 벌어들인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영권 매각도 표면상으로는 MBK파트너스가 '우위'에 서 있는 모양새다.
펀드 만기도 충분하고, 투자자들은 만족을 표시할 상황이다. 생명보험사 자본확충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ING생명의 메리트는 더 도드라지게 됐다. 최근의 리캡도 "이미 배당을 했으니 우리는 매각이 급하지 않다"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밀고 당기기' 차원에서 보면 완전한 매각자 우위 상황으로 보기도 어렵다.
일단 예상 가능한 원매자가 다 드러나 있다. 해외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감독당국 이슈까지 감안하면 현실적으로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둘 중 한 곳이다.
결국 이 두 곳을 놓고 경쟁을 유도, 구조와 가격을 산출해 내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고 거친 경쟁만을 고집하기도 어렵다.앞으로도 한국에서 금융 관련 M&A를 계속하려면 어느 곳에 팔든지 이 두 금융지주와 좋은 관계에서 거래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적절한 매각 타이밍이 도래할지도 알 수 없다.
신한금융지주는 조용병 회장 취임 2년째인 지금이 비금융 확장을 노리기 적절한 시기로 평가받는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윤종규 회장만큼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확보한 과거도 찾기 어렵다. 대형 M&A를 위해 이사회 설득 등 여러 산을 넘어야 하는 KB로서는 필수적인 요건이다.
거꾸로 보면 신한과 KB가 협상테이블에서 우위에 서려면 ING생명에 대한 관심사를 대외에 선뜻 표명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비금융 확장'의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생명보험사' 또는 'ING생명' 이어야 할 이유는 없음을 강조해야 낮은 가격과 좋은 조건을 주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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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3월 1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