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물량 확보 위한 묻지마 투자"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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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벤처펀드가 참여하는 첫 기업공개(IPO)'로 관심을 모았던 제노레이가 예상대로 공모가를 큰 폭으로 높여 잡았다.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공모주는 동종업계 기업 대비 가격을 '할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제노레이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았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공모주의 가치가 왜곡될 거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반응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결국 IPO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될 거라는 지적이다.
제노레이는 지난 9~10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총 1016곳에 달하는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해 3억2762만여주의 수량을 신청했다. 단순 경쟁률은 907 대 1로 올해 진행된 상장공모 중 가장 높았다. 이에 힘입어 제노레이는 1만7500~2만500원으로 제시한 공모희망가 밴드 최상단보다도 크게 높은 2만3000원을 공모가로 확정했다.
제노레이의 확정 공모가 기준 주가순이익비율(PER)은 21배에 달한다. 공모희망가 밴드 산정 과정에서 동종업계 비교기업(peer)으로 제시한 뷰웍스(19.8배)나 레이언스(20.8배)보다도 높다. 할인은커녕 비슷한 업종의 기존 상장사보다 프리미엄을 줘야 하는 것이다.
제노레이와 대표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은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동종업계보다 합리적이고 저렴한 밸류에이션으로 공모를 진행하겠다"고 수 차례 강조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제노레이는 상장 이후 출회될 가능성이 있는 전환상환우선주(RCPS) 39만4550주와 전환사채(CB) 약 14억원(권면총액 기준) 등 향후 주주 가치와 지분율을 희석시킬 만한 위험요인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수요예측에 많은 물량이 모인 것은 '코스닥벤처펀드 수혜'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는 분석이다.
코스닥벤처펀드엔 출범 한 달 만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모였다. 제로쿠폰(표면이자율 0%) 메자닌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코스닥벤처펀드는 대부분 공모주를 통해 단기 수익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모인 돈은 많은데 마땅히 투자할 곳은 없다 보니 공모주에 올인(all-in)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코스닥벤처펀드가 공모주 확보경쟁에 나설 경우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가가 왜곡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실제로 이번 제노레이 수요예측에서 공모희망밴드 상단가격을 넘어선 가격을 제시한 기관투자가가 995곳에 이르렀다. 수요예측 참여자 중 242개의 기관은 신청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가격불문'하고 물량을 인수하겠다는 뜻으로, 2015년 이후 금융당국에서 자제를 권고한 청약 방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제노레이의 수요예측 흥행은 코스닥벤처펀드가 출범한 이후 첫 공모주였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례로 기관 및 운용사들이 공모주식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공모기업의 가치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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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16일 10:3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