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시 담보물로 제공할 가능성 커
인프라코어·중공업 지원 부담에 밥캣 주가는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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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의 두산밥캣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를 활용한 자금 조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두산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두산밥캣을 중심으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계열사 지원 부담이 커지면서 두산밥캣의 주가는 박스권에 갇혔다.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 투자부문을 5일 흡수합병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두산엔진의 선박용 엔진 제조 사업부문을 분할해 소시어스 웰투시에 822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하면서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이 보유했던 두산밥캣 지분(10.55%)을 직접 보유하게 됐다.
주요 증권사들은 두산중공업이 두산밥캣 지분을 바탕으로 유동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와 상환 등을 위해 향후 2~3년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데 반해 남아있는 카드는 많지 않아서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고효율 가스터빈 기술 개발 등 대규모 R&D 투자를 추진 중이다. 더불어 내년 4000억원규모 전환상환우선주(RCPS) 상환도 대비해야 한다. 최근 증권사들이 두산중공업 측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회사 측에 제안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회사는 주가 하락 등을 우려해 증자는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남은 카드는 두산밥캣 지분이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의 가치는 약 3500억원 규모다. 지분 매각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현재 두산밥캣의 시가총액은 3조4000억원 수준으로 2007년 인수 가격(5조원)에 미치지 못해 현재로선 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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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담보대출이나 유동화 작업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다. 그동안 계열사들이 두산밥캣의 지분을 유동화 작업으로 활용한 탓에 두산중공업도 이 방법이 가장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밥캣의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보유지분 4500만주를 담보물로 설정하고 있다. 두산밥캣 전체 지분의 45% 규모다.
두산인프라코어뿐 아니라 두산중공업까지 가세하면서 그룹의 두산밥캣 의존도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 주주들은 나아지지 않는 그룹 사정과 계열사 지원 우려까지 더해지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9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올해 미국과 유럽의 주택경기 호조에 따라 시장 성장이 예고된다. 반면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의 오버행 이슈로 두산밥캣의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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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6월 05일 13:3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