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 매수 대금 마련 위해 금융기관 차입 받아
오쇼핑은 기존 유보금 활용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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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과 CJ E&M에 대해 5000억원이 넘는 주식매수청구권 요청이 들어왔다. 양사는 합병 전 인수합병(M&A)과 자사주 소각 등 주가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대규모 비용 발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CJ오쇼핑과 CJ E&M은 합병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총 5039억원이라고 20일 공시했다. CJ오쇼핑과 CJ E&M에 각각 1895억원과 3144억원의 매수 청구 요청 물량이 들어왔다.
CJ그룹은 "매수청구 행사 금액 합계가 당초 예상치였던 5000억원을 초과해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었다"며 "이사회에서는 자기주식 취득 및 계약 해제권 불행사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CJ오쇼핑과 CJ E&M은 지난 18일까지 기존 주주들로부터 매수 청구권을 접수받았다. 최근 양사의 주가는 모두 매수 청구 가격과 큰 격차를 보였다. CJ오쇼핑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은 22만7398원, 18일 종가는 21만8200원을 기록했다. CJ E&M 역시 9만3153원인 매수 청구가격에 못미치는 8만8100을 기록했다.
합병 비용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지난 5월 진행한 합병반대의사통지 기간에도 감지된 바 있다. 이에 CJ오쇼핑과 CJ E&M은 청구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주가를 띄우기 위해 회유책을 내놨다.
CJ그룹은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와 영화 제작 계획을 알리며 글로벌 미디어 커머스로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M&A 전략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CJ오쇼핑은 지난 4월에 동유럽 유통기업인 스튜디오모데르나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고, CJ E&M도 지난 6일 세븐틴, 애프터스쿨 등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CJ오쇼핑은 상장 주식의 3% 수준인 자사주 18만6000만주가량을 전략 소각해 주주들의 주당 가치를 끌어올렸다.
양사의 노력에도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올 초 합병을 발표 했을 때부터 다른 사업을 영위해온 두 회사의 시너지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주가 부양책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의문은 합병 직전까지도 해소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CJ그룹은 5000억원의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합병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자연히 합병 법인의 재무 부담은 단기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CJ오쇼핑은 1900억원에 이르는 주식매수 자금을 자체 보유 현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CJ오쇼핑은 자체 유보금과 매각 가능 지분 등 약 6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 CJ E&M은 이달 2900억원을 기업어음 발행과 금융권 차입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양사는 오는 29일까지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합병 법인 CJ ENM은 오는 7월 1일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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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6월 20일 11:3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