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포문 연 포스코…하반기 우량 회사채 발행 봇물 예고
입력 2018.07.09 07:00|수정 2018.07.11 09:53
    "우량채 수요 커…시장과 교감 차원"
    대기업들, 채권 시장 적극 찾을 전망
    예스코 및 GS·LG 계열사 등 발행 준비
    • 오랜 기간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았던 포스코(AA+)가 다시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량채 선호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비수기'인 금리 인상기임에도 신용등급 AA급 이상의 우량채 발행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스코는 5일 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예정액 대비 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달 27일 실시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 1조5700억원의 청약금이 접수됐다. 포스코는 발행액을 2000억원 늘리고, 금리도 0.08~0.12%포인트 낮출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 자금으로 하반기 중 만기 도래하는 87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및 사무라이 본드를 상환한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6조원을 상회해 자체 자금 상환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채권 시장 내 우량채 수요가 큰 점을 감안, 시장과 교감하는 차원에서 상환 대금 중 일부를 회사채로 조달했다는 후문이다.

    • 이 같은 현상은 AA급 신용등급을 가진 우량 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SK㈜(AA+)·에쓰오일(AA+)·신세계(AA0) 등 앞서 채권 시장을 찾은 AA급 이상 기업들 모두 수요 예측에 흥행해 증액했다. 이달 중 700억원 규모의 수요 예측을 앞둔 예스코(AA0) 역시 무난히 발행에 성공할 것으로 IB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지난 3일 2000억원 발행을 위해 수요 예측을 실시한 만도(AA-)에도 4000억원이 몰렸다. 만도는 500억원 증액과 금리 0.09%포인트 인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9%·28.3% 감소한 매출액 1조3462억·영업이익 433억을 기록, 악화된 실적에도 우려를 깨고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AA급 이상의 다른 대기업들도 자체 상환 일정에 따라 채권 시장을 적극적으로 찾을 전망이다. GS그룹 및 LG그룹 일부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GS그룹에서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잔액은 GS칼텍스 1조786억원·GS리테일 1800억원·GS건설 600억원 등이다. 모두 올해 중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은 곳들이다.

      LG그룹에서는 LG상사·LG전자·LG화학·서브원 등이 상반기 중 채권 시장을 찾았다. 하반기에는 LG유플러스가 2000억~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사태에 따른 하이일드 채권 투심 악화가 국내 우량채 수요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채권 자체의 투자 매력도도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안전한 채권을 향한 역(逆)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어 우량채 선호 현상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채권 시장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함을 고려하면, 대기업 간판을 달고 있거나 보유 자산이 많은 등 '안전장치'를 보유한 경우에 한해 BBB급까지도 발행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