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활성화" 정부 의지 강력하지만
트러스제7호 등 기상장 리츠 '낙제점'
"횡령 등 신뢰도 낮고 수익률도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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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상장한 트러스제7호의 24일 종가는 2915원이다. 상장 당시 공모가(5000원) 대비 40%나 떨어졌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주당 최대 171원의 배당을 줬지만, 2016년부터는 자산 축소에 따른 영업손실 등을 이유로 배당하지 않고 있다. 공모 당시 1주를 5000원에 매입했다가 오늘 종가에 매각했다면, 배당금을 포함해 투자자가 회수한 총 금액은 4140원에 불과하다. 7년 장기 투자 수익률이 -20%에 가깝다.
# 지난 2016년 상장한 모두투어리츠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형 여행사 모두투어의 자회사로 상장 당시 주목을 받았지만, 어제 종가는 3445원으로 공모가(6000원)의 절반을 갓 넘기는 수준이다. 배당도 짰다. 2016년에 109원을, 작년에 73원을 현금 배당했다. 공모가 대비 평균 배당수익률은 2%에 그친다. 오늘 장중에 주식을 팔았다면, 2년간 배당을 포함해도 총 수익률은 -40%에 그친다.
공모형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처음 등장한지 15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투자 상품의 기본인 '수익률'이 부진해서다. 단순히 주가만 떨어진 것이 아니다. 배당 수익률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부동산 수요 조절을 위해 공모 리츠 활성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투자 저변만 넓힌다고 공모 리츠가 주요 투자 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 금융시장에서 공모 리츠는 항상 찬밥 신세였다. 배당 수익률도 한 자릿수 초반으로 높지 않은데다가, 상장 이후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무지한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하지만, 일차적인 원인은 운용 미숙과 낮은 배당 수익률에 있다는 평가다.
사건·사고도 많았다. 첫 '자기관리형 리츠'로 주목받은 다산리츠는 경영진이 회삿돈을 횡령했다. 위탁관리회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제를 완화했더니, 조직폭력배 출신 임원이 들어와 사고를 냈다. 다산리츠는 2011년 상장폐지됐다. 1000원에 공모한 다산리츠 주가는 2000원까지도 올랐지만, 상장 폐지 직전엔 400원대로 뚝 떨어졌다. 배당도 제대로 못했다. 비슷한 시기 골든나래리츠는 주가조작으로 적발돼 역시 상장폐지됐다.
2015년에도 상장 리츠 회사인 광희리츠가 각자 대표이사간 횡령 시비에 휘말렸다. 에이리츠로 이름을 바꾸고 상장을 유지하곤 있지만, 한때 1만5000원에 거래됐던 에이리츠 주식은 2015년 5000원대로 주가가 뚝 떨어져 지금도 박스권에 머물러있다. 에이리츠는 올해 초 주당 100원을 배당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국내 상장 공모 리츠는 장기투자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품이었다. 일례로 2011년 상반기 말 이후 지난달 말까지 7년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31%에 이른다. 이 기간 트러스7호나 에이리츠 등에 투자했다면 배당을 합해도 현재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코스피 지수 대비 상대수익률 격차가 50% 가까이 벌어진다.
정부의 지원 의지를 등에 업고 상장한 이리츠코크렙리츠 역시 고전하고 있다. 이리츠코크렙의 전일 종가는 공모가(5000원) 대비 낮은 4695원이다. 상장 이후 줄곧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물론 모든 리츠가 손실을 내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93개(사모 포함) 리츠의 평균 배당률은 7.59%다. 최근 3년평균 수익률은 8.57%에 이른다.
유독 공모 리츠에서만 기대 이하의 수익률→매물 출회→주가 급락→총 수익률 급락이라는 부정적 순환의 고리가 형성돼있는 것이다. 언제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유동성'이 잘못된 운용을 만나 변동성을 높이는 단점으로만 발현된 것이다.
오는 9월 국토부가 발표할 리츠 시장 활성화 방안은 ▲퇴직연금 리츠 투자 허용 ▲리츠 우선주 상장 허용 ▲비개발·위탁관리형 리츠 상장 기간 단축 등 리츠 투자 저변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리츠 수익률 제고를 위한 세제 혜택 등은 아직 포함 여부가 확실치 않다.
당장 올해 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리츠에 대해 지방세 중과를 배제하는 조항이 일몰돼 사라지면 리츠가 부담해야 하는 세율이 4.6%에서 9.4%로 높아진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해 현재 상장 리츠들의 차입 평균 금리도 2년전에 비해 1%포인트 가까이 올라와있는 상황이다. 이런 부담이 겹치면 예상보다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게 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 경우 정부가 바라는 '공모 리츠 활성화'는 쉽지 않을거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25일 시작되는 역대 최대 규모 신한알파리츠 공모 청약에 시장의 눈길이 쏠린다. 공모 리츠를 향한 싸늘한 투자 심리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신한알파리츠는 일반 공모로 1140억원을 모집한다. 지난 해 12월 신한금융그룹이 알파돔시티 6-4 블록을 인수할 당시 토지주택공사(LH)가 요구했던 하한액(800억원)보다 30%가량 많은 금액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알파리츠 보유 자산이 공실 가능성 낮은 경기 판교신도시·서울 용산구에 위치해 투자 매력도가 높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5년 평균 예상 수익률은 6.44%를 제시했다.
정부도 신한알파리츠가 침잠해있던 공모 리츠 시장을 바꿀 분기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리츠 활성화가 서민의 금융 소득 확대 및 주거용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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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24일 17: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