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부동산 사업 바로미터 된 나인원 한남
입력 2018.07.27 07:00|수정 2018.07.26 19:01
    부동산 개발업, 재무 부담에 리스크 크지만
    증권업 약화된 상황에서 포기하기는 어려워
    "나인원 한남은 시험대…금융업계 관심도 커"
    • 나인원 한남은 부동산 투자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대신증권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과감히 뛰어들어 사업지를 확보했지만, 수익성 논란은 진행형이다. 투자금 회수 시점은 앞으로 4년 뒤다. 대신증권이 부동산 개발업을 계속 영위할 지는 그 결과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다른 금융회사들도 나인원 한남의 성패(成敗)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신증권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일단 나인원 한남 사업은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4년 뒤 분양가를 6000만원 안팎으로 책정해 수입이 당초 계획(6360만원) 대비 5%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임대 기간 동안에는 각종 금융비용과 제세공과금도 발생한다. 대신에프앤아이(F&I)는 신용등급이 떨어졌고, 대신증권 자체 신용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갈등을 겪으며 평판도 나빠졌다.

      부동산 개발업을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다른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규모를 키우고, 지점 수를 줄이며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동안 대신증권은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몸집을 불리면서 자기자본은 수 년째 제자리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업계 하위권을 맴돌았다.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클 것이라는 평가다. 본업인 증권업을 강화할 것인지, 금융그룹으로서 사업을 다각화할 것인지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나인원 한남의 수익성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지금 부동산 시행업을 계속 영위해야 하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증권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부동산 시행업에서 적자만 나지 않는다면 사업 리스크와 재무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계속 추진하자는 결정을 내릴 수는 있다"고 말했다.

      나인원 한남 사업 결과는 다른 금융사들에도 중요하다. 대신증권의 부동산 개발 시도를 부동산 사업 확대의 시험대처럼 여기고 있어서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매입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 참여해오던 증권사들은 부동산 사업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도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부동산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NH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신한은행 등 부동산 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금융사들은 나인원 한남 사업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나인원 한남 사업이 변동성 큰 부동산 시행업의 리스크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지만, 수익성과 트랙레코드(Track Record·투자 기록) 측면에서 상징성도 커 업계의 주목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