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분양가 1200만원선 호가해
국내선 베트남 투자 설명회 '봇물'
규제변화·수익률 등 잘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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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베트남, 그 중에서도 호치민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투티엠(Thủ Thiêm) 개발이 한창이다.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서울 못지 않지만 청약열기가 뜨겁다. 국내에선 베트남 투자 박람회, 세미나가 열리고 현지 답사를 위한 파견단까지 꾸려지는 형국이다.
◇ 롯데·GS 등 투티엠에 아파트·쇼핑몰 건립 계획
호치민 주요 관공서와 오피스가 몰려있는 도심지역(1군)에서 강 건너를 바라보면 드넓은 황무지가 보인다. 건물 한 채 지어져 있지 않지만, 이곳엔 땅 주인이 모두 정해져 있다. 바로 호치민의 강남이라 불리는 투티엠이다. 국내 기업 중에선 롯데, GS 등이 이곳의 땅을 소유하고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투티엠 지역에는 앞으로 대규모 쇼핑몰, 아파트, 고급빌라촌이 들어설 계획이다. 총 8개 지구가 개발되는데 롯데그룹은 2지구의 에코스마트시티를 건립해 쇼핑몰, 아파트 등을 지을 계획이다. 주상복합 주거지가 들어설 3지구에는 GS건설이 아파트 건설에 나선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부동산 자금이 이곳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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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부동산 경기는 호황이 한창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반토막 났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과거 사업이 중단된 대규모 부동산 개발 건들도 다시금 주인을 찾아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호치민 1군 사이공 강변에 위치한 오피스 타워 'ONE-TOWER'가 홍콩계 베트남 투자기업에 인수됐고, 10년간 사업이 멈췄었던 7군 켄톤 지역의 주거·쇼핑몰 복합건물 건립도 최근 새로운 투자자가 인수해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호치민 전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개발 계획만으로 들썩이는 상황이다. 새로운 계획이 나올 때마다 프리미엄이 얹어져 많게는 두 배 이상 가격이 뛴다.
국내에서도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GS건설이 투티엠에 건설 예정인 자이 아파트는 회사가 분양 일정도 밝히지 않았음에도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앞장서 분양 정보를 흘리고 있다.
베트남 부동산의 경우 규제가 느슨한 편으로, 국내 부동산 규제에 맞물려 투자수요가 늘고 있다. 부동산 보유세 개념이 없고, 다주택을 보유하더라도 그에 따른 세금 부담이 거의 없다. 투티엠 지역은 평당 분양가가 1200만원 선으로 서울 못지않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음에도 제2의 강남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대박 기대되지만 규제 변화·수익률도 고민하며 접근해야
다만 베트남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몇 가지 사항은 반드시 챙겨보라고 조언한다.
우선 부동산 소유권과 관련된 법이 명확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 보니 분양이 다 끝난 이후에도 이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일례로 법적으론 베트남 오피스텔의 경우 핑크북(등기문서)이 발급된다고 하지만 실제 핑크북이 나온 사례는 거의 없다. 부동산 개발과 분양이 이뤄졌지만 실제 준공 후 소유권이 넘어오기까지 4~5년이 걸려 소유권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핑크북 발급 여부와 유효성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한 시행사는 개발한 아파트의 일부 상가를 오피스텔별로 쪼개어 개별등기가 가능할 것으로 파악하고 분양을 했다. 그러나 2년 후엔 핑크북이 발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공지를 했고 환불까지도 고려하는 처지다.
베트남 당국은 전체 분양 물량의 30%만 외국인에게 허용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나머지는 베트남 국민을 상대로 분양해야 하는데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아 미분양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마냥 안심하고 투자하기 어려운 이유다.
현지 기류 변화도 감지해야 한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도 투티엠 지역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정부의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 어려움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토지를 소유한다는 개념이어서 공산당 주요세력이 바뀔 때마다 이전의 인허가는 무효가 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계약금을 주고 분양권을 획득했지만 결국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돈을 날릴 위험이 있다.
'대박의 꿈'보다 투자 수익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티엠 지역의 캡레이트는 12%(순수익/부동산 거래가격*100) 수준으로 서울 오피스 보다 두 배 정도 높다. 분양권 전매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나중에 매각을 할지 분양권만 팔고 나올지 등 분명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부동산 현지 시행사인 NHO에서 근무하는 정유석 박사는 "10년 이상을 투자한다는 관점에서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며 부동산 관련 규정과 계약 내용 및 현지 사정에 밝은 업체와 거래를 해야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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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23일 08: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