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공모가 하회 多… 바이오주 빠질수록 코벤도 타격
-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률이 영 지지부진하다. 코스닥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오히려 펀드 수익률에 '독'이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운용 자금 중 50%를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지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코스닥 공모주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코스닥 벤처펀드 자금이 크게 몰렸다.
하지만 지난달말 기준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12개 가운데 수익률이 플러스인 것은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펀드 1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3%대 초반에 그친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펀드가 대부분이고 일부는 -10%대를 기록 중인 펀드도 있다.
원인은 이들 펀드에 담긴 공모주들의 주가가 크게 빠졌기 때문. 특히 높은 공모가를 확정했던 바이오주들이 상장 후에 주가가 급락한 점이 악영향을 미친 쳤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바이오주들에 대해 '의무보유확약' 맺은 펀드들이 많다는 것. 이 펀드들은 해당 기간이 끝날 때까지 수익률 방어가 어려울 전망이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상장 이후 일정 기간 공모주를 보유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공모주 30%에 대한 우선 배정시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길면 더 많은 양을 배정받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등의 기관은 수요예측에 참여해 의무보유를 확약하고 주식을 배정받아왔다. 바이오주들의 경우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길수록 배정받은 비중이 컸다.
이 상황에서는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더라도 팔아치워 손절매를 할 수 없으니 앉아서 손실을 확인해야 한다. 바이오주에 묶인 기관투자자 물량 상당량이 코스닥벤처펀드에 묶인 것으로 알려진다. 일례로 코스닥 벤처펀드 수혜로 주목을 받았던 세종메디칼과 올릭스의 경우 기관투자자가 받은 물량의 60% 이상이 3~6개월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설정돼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IPO 공모주 중에서도 바이오주에 대한 주가 상승 기대가 크다 보니 우선 배정을 많이 받기 위해 의무보유 3개월 또는 6개월로 확약하는 것"이라며 "상장 후 주가가 오르면 다행이지만 요즘처럼 공모가를 하회할 경우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무역분쟁 등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점도 코스닥 벤처펀드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바이오주가 가장 타격을 받고,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률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주가 일부 반등했지만 이는 단기적인 상황으로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며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작은 악재에도 금방 무너지기 십상이라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률 반등은 올 연말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8월 01일 16:1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