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신영證, '기대 이상 수익'으로 체면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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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자본시장(ECM)에서 존재감이 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상장 기업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증시가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보호예수가 풀리는 스팩 합병상장 종목들의 주가는 주당 발행가액 대비 높기 때문에 차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종목의 보통주와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차익만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스팩의 재평가'라는 말까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특히 한화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이 스팩 상장 기업의 주식 사후 매각을 통해 큰 차익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해당 기업의 주식을 모집가액(보통 2000원)이 아닌 주당 발행가액(보통 1000원)에 매수하고, 전환사채의 전환가액(보통 1000원)도 시세보다 낮기 때문에 지분 매도를 통해 쏠쏠한 차익을 거두는 게 가능하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한화MGI스팩을 통해 합병상장한 우정바이오가 지난 4월 말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2만주와 9억3000만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모두 전환해 분할 매도했고, 5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한화ACPC스팩에 합병상장된 디딤도 다음달 중순 보호예수 끝날 예정인데, 7월 26일 기준 디딤의 주가가 3400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30억원 이상의 차익이 기대된다. 한화투자증권은 디딤 주식 3만주 외에도 10억8000만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신영증권도 한화투자증권과 상황이 비슷하다. 신영증권은 올해 2월과 3월 각각 스팩을 통해 합병상장시킨 패션플랫폼(신영해피투모로우제2호스팩)과 유에스티(신영스팩3호)의 주가가 주당 발행가액(1000원) 대비 약 2~10배 높게 형성되면서 높은 차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다. 신영의 경우 발기주주의 의무 보호예수 기간을 '상장후 6개월'로 정하고 있어 패션플랫폼은 다음달, 유에스티는 9월에 보호예수가 풀릴 예정이다.
신영증권은 패션플랫폼 보통주를 5000주 들고 있으며 18억9500만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보유해 전환 후 매도할 경우 20억원 이상의 차익이 예상된다. 특히 유에스티의 경우 현재 주가가 1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보통주 5000주와 8억9500만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보유한 신영증권 입장에서 많게는 100억원에 달하는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보호예수가 풀린다고 무조건 전량을 매도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주당 발행가액이 낮아서 모집가액에 상장된 후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최소 2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라며 "대형사의 독식 속에 큰 퍼포먼스를 못 내는 중소형사 IB들 입장에서 '체면치레'는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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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7월 26일 16:1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