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나친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난색
손보사 사업비 구조 개선 노력 지켜본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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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오르는 물가에 이번엔 자동차 보험료까지 오르게 생겼다. 보험사들은 비용 증가를 이유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정부는 금융위원장까지 나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자동차보험료가 3~4%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정비수가 인상으로 2.9%의 자동차 보험 인상요인이 발생하며 ▲상급종합병원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최저임금 인상 등을 감안하면 원가 상승에 따른 보험료인상 요인이 4%를 훌쩍 넘긴다는 분석이다.
이병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직접원가 상승폭이 커 손해보험사들 입장에선 인상폭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폭염에 따른 전기료를 비롯해 밥상 물가까지 뛰고 있는 상황에 자동차 보험료까지 인상되면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나서서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이유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직접 나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온라인 전용보험 확산 등으로 사업비 절감 등 인하요인이 있는 만큼, 일률적으로 큰 폭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하며 보험사의 수수료, 보수 체계 점검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를 현안 문제로 보고 있는 만큼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대해서도 대대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인상요인이 있는 것은 알지만 요인이 있다고 다 올리는 것이 아니고 절차가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하겠다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에 보험사들이 비슷한 수준의 요율을 비슷한 시기에 올리면 문제될 수 있지 않겠냐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선 그 부분 역시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압박의 카드로 ‘사업비 절감’을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보험 판매채널이 온라인 보험으로 넘어가면서 자동차 보험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는 여력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판단이다. 비단 자동차보험뿐만 아니라 손보사의 사업비 구조 전반에 대해서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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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손보사들의 평균사업비는 3655억원으로 전년동기(3340억원)보다 9.4% 늘었다. 사업비율도 19.3%에서 21.8%로 올랐다. 보험사간 판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건비, 모집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이 상승한 탓이다. 그 탓에 삼성화재를 비롯해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모두 사업비율이 20% 수준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사업비는 낮아져 그간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낮췄다”라며 “정부에서 사업비 증가를 문제 삼는 것은 하나의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 보니, 실제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1~2% 선에서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요금인상 요인에 대해서 정부도 공감하고 있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막기 만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를 자동차 보험료로 모두 전가하는 것을 두고 보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를 큰 폭으로 인상한 곳에 대해 정부에서 사업비 검토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라며 “자칫 방만경영으로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긴다는 오명을 쓸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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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8월 08일 11: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