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공급 산업'에서 디폴트 발생 多
'보증과 지원'에 대한 설명 無… 법적 지위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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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이 수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향후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중국 정부의 신용 시장 리스크 억제 정책이 유지될 전망이라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유기업(SOE)이라도 중앙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상이한 만큼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한 최근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무디스에 따르면 중국 디폴트 기업의 대다수가 민간기업(POE)이긴 하지만 2014년 이후 국채 디폴트가 증가하는 추세다. 해당 기간에 발행한 디폴트 건은 국유기업 6건과 민간기업 28건 등이 있었다. 2015~2016년 철강 등 과잉 공급 산업에서 집중적으로 디폴트가 발생했으며, 중국 상위 3개 업종이 디폴트 채권의 54%를 차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즉 이번 억제 정책을 통해 국영 민간 관계 없이 '과잉 공급 산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는 모두 민간기업에서 디폴트가 발생했다. 하지만 해당 기간에 디폴트가 발생한 기업의 40% 이상이 3년간 수익이 괜찮았다는 점은 '수익성 개선 여부'와 관계 없이 디폴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과잉 공급 산업 회사채는 국유와 민간 모두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의 공통 의견이다. 이들은 국내와 달리 중국은 국유기업이라 할지라도 '보증과 지원'에 대한 설명이 없어 법적 지위가 미흡한 점을 꼬집었다. 정부의 암묵적 지원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일관적이지 않아 어디가 지원을 받고 어디가 못 받을 지 예상하기 어렵다. 또한 중국은 시장 경제가 아직 활성화하지 않아 공정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신용 평가에 있어 리스크로 지목된다.
강교진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국유기업에 대한 신용도 차별화는 낮지만 중국 국유기업의 경우 신용도 차별화가 높다"며 "소속 정부의 등급과 실직 감독·통제 여부, 사업의 공공성 등에 따라 중앙 정부의 지원 수준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CERCG는 국유기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유기업도 디폴트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CERCG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시각이 엇갈린 것. 무디스는 CERCG에 대해 중앙 정부가 직접 보유한 지분율이 낮은 점을 근거로 판단했다.
앞서 NICE신용평가는 CERCG가 북경시상무국이 지분 100%를 보유한 중국부래덕실업공사가 CERCG 지분 49%를 보유한 점을 근거로 공기업 평가방법론을 적용한 바 있다. 또한 그 밖의 24% 지분도 국유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무디스는 CERCG 지분 24%를 보유한 곳도 국유기업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CERCG 사태’의 가장 큰 논란은 ‘CERCG가 국유기업이 맞느냐에 대한 여부였다.
이반 청 무디스 이사는 "CERCG의 경우 무디스가 공식적으로 신용을 평가하는 대상은 아니지만 국유기업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정부의 규제와 감독에서 멀리 떨어진 형태의 회사"라며 "보통의 국유기업은 온슈어(역내) 채권을 발행하다가 오프쇼어(국외) 채권을 발행하는데 CERCG는 오프쇼어 채권 발행 전 온쇼어 채권 발행 이력이 없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3분기 이후 중국 신용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향후 12개월간 신용도가 취약한 채권의 디폴트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최근 신용 정상화 정책 속도를 조절한다고 밝히긴 했지만, 억제 정책 자체의 초점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게 디폴트 가속화 관측의 이유다.
크리스 박 무디스 이사는 "중국의 무분별한 신용 시장 성장 억제 정책과 높은 규모의 채권의 만기 도래 차입금 등을 감안하면 채권시장 유동성은 더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향후 12개월간 신용도가 취약한 국유 및 민간기업들의 디폴트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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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8월 10일 11:1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