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지분만 44%… IPO 및 물적분할 등 여러 가능성
CJ 측, 지분 정리보단 내부거래 비중 낮추는데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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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이 예고된 가운데, 총수 일가 지분만 44%가 넘는 CJ올리브네트웍스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중 하나인 '사익편취 규제(일감 몰아주기) 강화'에 따라 향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총수 일가 지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주 구성을 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17.97%의 지분을 보유했으며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도 14.8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가 6.91%를, 이 대표의 두 자녀인 이소혜·이호준씨가 각각 2.18%씩 지분을 보유해 총수 일가 지분만 총 44.07%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되는 회사의 총수 일가 지분 기준은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의 경우 20%다. 하지만 개정되면 상장·비상장 모두 20%로 일원화될 전망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장을 하더라도 지금의 절반 이하로 지분을 줄여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꼽는 비교적 가장 단순한 해결책은 기업공개(IPO)다. 하지만 증권사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가 IPO를 추진하는 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실적이 둔화되는 데다 국내 증시 전망이 밝지 않아 시장에서 저평가될 수 있어서다. 연초만 해도 CJ올리브네트웍스의 IPO가 점쳐지며 진행이 탄력을 받는 듯했으나, 실적과 시장이 모두 뒤를 받쳐주지 못하며 흐지부지된 상황이다.
다른 방안은 CJ올리브네트웍스를 물적분할한 후 총수 일가의 지분이 없는 계열사에 붙이거나 외부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다. 비슷한 경우로 한화S&C 사례를 꼽을 수 있다. 한화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를 위해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존속)과 한화S&C(신설)로 물적분할한 바 있다. 분할 신설회사인 한화S&C 지분 44.6%를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에 넘겼다. 이후 한화S&C(신설)와 한화시스템이 합병하고 IPO를 통한 지분 추가 분산을 계획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그룹도 물적분할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다만 비상장사를 물적분할하고 또 합병하는 과정에서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눈치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총수 일가 지분 축소보다는 우선 올리브영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계속 줄여나가는 전략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올리브영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성숙기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 이 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CJ올리브네트웍스의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19.5%로 △2014년 65.6% △2015년 28.0% △2016년 19.8% 대비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연결기준 내부거래 매출액은 4044억4400만원으로 2016년(3085억7100만원)보다 오히려 늘어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J올리브네트웍스이 올리브영을 통해 외부 매출을 확대하면서 내부거래 의존도를 많이 낮추긴 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경쟁 격화로 올리브영 출점 속도가 느려지는 데다 저마진 신규 점포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을 낙관하기 어려워, 올리브영을 통한 내부거래 비중 축소 전략이 앞으로는 안 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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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8월 24일 11:05 게재]